마흔일곱에도 해고자로 남아 있는 제가 20년 세월의 무력감과 죄스러움을 눙치기 위해 스물일곱의 신규 해고자에게 어느 날 물었습니다. 봄이 오면 뭐가 제일 하고 싶으세요? 내게도 저토록 빛나는 청춘이 하루라도 있었다면...... 볼 때마다 꿈꾸게 되는 맑은 영혼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원피스 입고 삼랑진 딸기밭에 가고 싶어요. 적개심도 아니고 이데올로기도 아닌, 그 순결한 꿈이 이루어지는 봄이길, 부디 저 고운 영혼들이 꽃보다 먼저 환해지는 봄이길. 봄마저 쟁취해야 하는 신자유주의 세상에서 그런 봄이 부디 저들의 것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 김진숙의 "소금꽃나무"에서 페이스북에서 선배들이 시작한 '소금꽃나무' 백만인 읽기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가끔 제 블로그에 들르시는 분들께도 권해드리고 싶어 여기에..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Solo le pido a Dios) /메르세데스 소사 (Mercedes Sosa)의 노래 하느님에게 빌 뿐입니다. 내가 고통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충분히 일도 못한 채 생을 마감한, 텅 빈 채 홀로 누운 마른 주검이 되지 않도록 하소서.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불의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맹수의 발톱이 내 운명을 할퀴고 간 다음 다른 뺨을 다시 얻어맞는 일이 없도록 하소서.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전쟁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전쟁은 거대한 괴물이고 강한 군홧발입니다. 순진무구한 사람들만 짓누릅니다.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거짓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배신자가 여러 사람보다 더 큰 힘을 행사할 때 여러 사람들이 이를 쉽게 잊지 않게 하소서. 하느님께 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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