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와중이지만 기록해두고 싶다. 10일 레너드 코헨이 세상을 떴다. 향년 82세. 14년 전, 코헨의 노래를 거의 매일 듣던 시기가 있었다. 이혼 직전 무렵. 회복해보려 애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던 관계의 위기를 피해 밤봇짐 싸 달아나는 사람 마냥 우연한 미국 연수 기회를 덜커덕 붙잡아 LA에 갔더랬다. 얼떨결에 1년짜리 MBA 과정을 다니게 되었는데 수업이 그렇게 빡빡한 줄 모르고 갔다가 거의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사는 생활을 해야 했던 시간. 그래도 어쨌거나 LA 아닌가. 10분이면 해변에 갈 수 있고 사시사철 화사한 곳. 그럭저럭 즐겁게 지냈지만...우울한 날들이 더 많았다. (당시엔 그 뒤에 더 많은 나쁜 일들이 생길 줄 몰랐던 때라) 인생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고, 비뚤..
휴대폰 사진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글.두어 달 전 성당에 갔다가 매일미사 책에서 보고 사진을 찍어두었던 걸, 잊고 있었다.그리운 바르나바를 위하여.... 6월 11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바르나바 성인은 키프로스의 레위 지파 출신으로, '바르나바'는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이다.성인의 본 이름은 요셉이며 (사도 4.36 참조) 마르코 성인의 사촌이다 (콜로 4.10 참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사도 11.24)으로 칭송받는 바르나바 사도는 유다교에서 개종한 뒤 자신의 재산을 팔아 초대 교회 공동체에 바치고 다른 사도들과 함께 열성적으로 선교하였다. 전승에 따르면, 성인은 60년 무렵 키프로스의 살라미스에서 순교하였다.
4월 둘째 주, 네팔에 다녀왔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다시 차를 타고 1시간을 가는 시골인 반케 지역 나우바스타 마을에 새로 지은 초등학교를 보러 나선 길. 내가 일하는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소개로 이 학교를 지은 한국의 후원자를 모시고 다녀왔다. 내게는 특별했던 출장이다. 모시고 간 한국의 후원자가 내 부모님이셨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5년 전 세상을 뜬 내 남동생이 후원자이다. 아들이 남긴 유산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던 부모님이 돈을 의미 있게 쓸 곳을 찾고 싶어 하셨고, 내가 일하는 단체를 통해 연이 닿아 네팔에 초등학교를 지었다. 처음 소개를 받을 때부터 이 학교는 여러 모로 마음이 쓰였다. 마을 사람들은 정부 군과 마오이스트 사이에 10년 가량 이어진..
8월말 서울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어머니가 참여한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타국에 사는 가족에게도 사진을 보여줄 겸 전시회 열리기 전에 블로그에 띄워야지 생각했는데... 게으른 딸년은 무려 한 달 가까이 지난 이제야 쓴다. -.-;;; 어머니한테는 사진을 배우는 대학의 평생교육원 복도에 전시한 것 이외에 화랑에서 제대로 열린 첫 번째 전시회였다. 사진을 가르치는 교수가 이끈 베이징 촬영여행을 토대로 열렸고 전시회 제목은 'Beijing Now'였다. (위의 사진이 전시회에 출품한 것으로 제목은 '북경도심'. 아래의 사진들은 전시회에 출품했던 것은 아니고, 엄마가 찍은 것 중 내가 좋아하는 사진들이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어머니가 쓴 소개 글은 이랬다. "우연히 사진 갤러리에 들러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
최근 아버지의 새로운 취미는 화분 만들기. 화초 키우기에 취미를 붙이신 건 오래 됐는데, 분 갈이와 뿌리 나누기를 하시다 보니 여러 크기의 화분이 필요해졌다. 큰 화분은 사야 하지만 작은 건 곧잘 집에서 만들어 쓰신다. 방법은 간단하다. 도자기로 된 전골 냄비 같은 식기의 바닥에 구멍을 뚫어 거기에 화초를 옮기는 거다. 물을 채운 대야 안에 냄비를 뒤집어 담가 안에 물이 차게 한 뒤 구멍을 뚫으면 신기하게 금도 가지 않고 그 부분에만 구멍이 뚫린다. 이런 화분 만들기에 아버지가 재미를 들이시는 바람에, 어머니는 "도자기 냄비나 움푹한 그릇에 죄다 구멍을 뚫어 버려서, 남아나는 게 없다"고 한탄이셨다. ^^ 고향 집에 가보면 큰 전골 냄비뿐 아니라 작은 컵으로 만든 화분까지 올망졸망하게 줄 지어 있다...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Solo le pido a Dios) /메르세데스 소사 (Mercedes Sosa)의 노래 하느님에게 빌 뿐입니다. 내가 고통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충분히 일도 못한 채 생을 마감한, 텅 빈 채 홀로 누운 마른 주검이 되지 않도록 하소서.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불의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맹수의 발톱이 내 운명을 할퀴고 간 다음 다른 뺨을 다시 얻어맞는 일이 없도록 하소서.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전쟁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전쟁은 거대한 괴물이고 강한 군홧발입니다. 순진무구한 사람들만 짓누릅니다. 하느님께 빌 뿐입니다. 내가 거짓에 무심하지 않게 하소서. 배신자가 여러 사람보다 더 큰 힘을 행사할 때 여러 사람들이 이를 쉽게 잊지 않게 하소서. 하느님께 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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