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그랬다지요. 매일 아침 양치질을 하면서,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오늘 하려는 일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고. 멀게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가까이는 심리학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까지, 현명한 사람들은 모두 죽음을 인생의 상담자로 삼으라고 충고합니다. 나도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자각을 의식적으로 일상에 끌어들일 때, 내게 절실한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는 취지에서이지요. 잡스의 흉내를 내어 얼마 전부터 아침에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이 일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해보니, 참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이더군요. 며칠 내리 물어도 제 대답은 늘 ‘아니오’이거든요. -.-; 지금 하는 일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걸 안다면 전 어..
취중 포스트……^^;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을 때, 행복 총량의 법칙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에너지의 형태만 변할 뿐 총량은 일정하다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처럼,행복의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누군가가 지독한 행운을 맞이했을 때, 동시에 누군가는 그만큼 지독한 불운을 겪게 마련이라는….지구에 허용된 행복은 에너지처럼 일정한 양이어서 모든 사람이 ‘충족 상태’로 살아가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는 생각. 덧붙여 왜 나는 ‘과잉’을 누리지 못하고 늘 ‘결핍’된 상태일까, 그런 게 못마땅했다. 물론 배부른 소리라는 걸 알지만… 그런데 자신의 현실에선 전부다들 스스로가 ‘행복의 결핍’상태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요즘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보면, 우리는 행복에 어지간히도 집착한다. 이번 ..
먼 훗날 내 인생을 망친 악덕을 꼽으라면, 그 두 가지는 게으름과 산만함이 될 것이다.... 게으름은 적당히 타협해가며 살 수 있지만, 산만함은 좀 버거운 상대다. 나의 뇌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들은 터지기 일보직전의 폭죽 같아서, 조금만 방심하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자잘한 조각들을 둘러매고 사방으로 튀어 달아나 버린다.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 더 나아가 어떤 대상에 장기적으로 몰입할 줄 아는 사람이 나는 가장 부럽다. 한 사람이 평생 몰입할 수 있는 정신의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뭐 그런 게 측정이 될까 싶었는데, 얼마 전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신간 을 읽다가 그 답을 발견했다. 인간이 평생 얼마나 많은 정신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실제로 측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인간의 두뇌는 1초당 대략 110비트..
아침 출근길 지하철역. 가방을 주렁주렁 든 아주머니가 내 앞에 걸어가던 젊은 남자에게 말을 걸려는 포즈로 다가가다 멈칫했다. 그 남자를 그냥 지나쳐보낸 아주머니가 나한테 다가와 구파발 방향이 이쪽이 맞냐고 물었다. 앞에 가던 젊은 남자 인상이 험악했던 걸까. 아니면 너무 바빠보였나..... 그가 승강장에서 몸을 반쯤 틀었다. 곱상하고 평범한 표정. 하지만 아주머니가 왜 멈칫했는지 알만했다. 귀에 낀 하얀 색 이어폰 줄, 밖으로 새어나오는 음악소리. mp3 플레이어와 이어폰,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음악소리는 아주머니에게 다음과 같은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다. “나 지금 바빠요. 말 걸지 말아요.” 나도 종종 mp3 플레이어와 이어폰의 도움을 받아 출근한다. 붐비는 지하철 안. mp3 플레이어와 이어폰..
점심시간 직후 회사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걸 허겁지겁 뛰어가 간신히 탔다. 한 남자선배가 안에 있다. 태도가 권위적이어서 별로 친하지 않은, 아니 사실 내가 좀 싫어하는 사람이다. 대충 인사하고 문 쪽을 향해 돌아서 있는데, 그가 말을 건다. “당신, 요즘 고생이 많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살짝 웃으며 건성으로 대답한다. “아, 예. 고생은 뭐...곧 끝나겠죠, 이제” 속으로 좀 뭔가 거슬린다. (뭐? 당신? 내가 왜 네 당신이야... 우이씨~) 약간 까칠한 기분... 그 선배가 또 묻는다. “당신, 원래는 딴 거 하지 않았나? 언제부터 당신이 그 일을 맡았나?” 또 건성으로 대답한다. “아, 예. 그쪽 담당이 잠깐 어떻게 되다보니 제가 엉겁결에...어쩌고 저쩌고...(저게 근데 계속 당신이라..
공간의 사회학/당신과 나 사이 ‘거리 방정식’ 《#오전 8시… 출근길 지하철 3호선 오른쪽 옆의 좁은 빈 자리에 양복 차림의 남자가 다가와 비집고 앉는다. 어깨가 닿자마자 슬며시 전해져온 불쾌감은 다리를 떡 벌리고 앉은 그 남자의 왼쪽 허벅지가 닿는 순간 수십 배로 번진다. #낮 12시… 광화문 한 빌딩의 엘리베이터 사람들이 움직일 틈도 없이 빼곡히 들어찬 공간 안에서 최대한 몸을 긴장시켜 다른 사람과 닿지 않으려 애를 쓴다. 층수를 보여주는 문 위의 디지털 표지판, 위쪽의 작은 뉴스 스크린은 정보의 창이라기보다 시선 처리의 어려움을 돕는 도구 같다. #오후 8시… 종로의 영화관 먼저 앉은 사람들이 자리 잡은 방향에 따라 오른쪽 팔걸이에 팔꿈치를 걸친다. 내리 졸던 오른쪽 옆자리 남자가 잠에서 깼는지 왼..
내게 맞는 '1인분'/최적의 1인분을 찾아라 우리가 한 끼에 먹는 1인분의 식사는 '웰빙 라이프'를 꾸려가기에 적정한 것일까. 끼니 때마다 저울로 계량해 먹을 수도 없는 노릇. '적당한' 1인분의 식사란 과연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 걸까. (스타일링=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푸드디자인팀장 강은숙)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웰빙 붐을 타고 '무엇을 먹을까'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얼마나 먹느냐'이다. 지금 우리가 먹는 1인분의 사이즈는 적정한 것일까.》 식생활의 심리를 연구해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폴 로진 교수에 따르면 ‘얼마나 먹느냐’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제공되는 음식의 양’이다. 입맛에 적당히 맞는 음식이 나오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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