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렁슬렁 북한산행. 대성문 -> 대남문 -> 구기 계곡으로 4시간 산행. 천천히 걸어 그런지 마음도 넉넉했고 몸도 딱 기분 좋을 만큼 나른해지다. 가을 산이 곱다. 단풍도 제대로 못보고 가을을 넘기나 싶어 아쉬웠는데 오늘 제대로 원풀이 했다. 어제 비가 많이 와서 계곡 물이 불었다. 평소엔 마른 천이었다던 곳에도 물이 불어 콸콸 흐른다. 북한산이 아니라 설악산의 깊은 숲 속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예전에 시드니에 놀러 갔을 때 후배가 살던 집에서 10분 거리에 설악산 같은 산이 있던 게 놀랍고 부러웠는데, 서울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실감. # 산행을 마친 뒤에 들은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오늘의 좋았던 점. 나는 살아가는 일이 각자의 이야기를 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책 "내 인생이다"의 ..
그저께부터 환청처럼 귓가를 떠나지 않는 노래. 델리스파이스의 '차우차우' 뭐 좀 가슴 시린 사연이 있으면 오죽 좋으련만.... 이 노래에 붙들리게 된 경위는 이렇다. 지난 주말엔 산에 가는 대신, 피트니스 센터에서 훈련(?!) 했다. 센터에는 노르딕 트랙이라는 이름이 붙은 유산소 운동 기계가 있는데, 팔로는 노를 젓고 발로 넓적한 페달을 구르면서 팔 다리를 동시에 움직여 운동하는 기계다. 센터의 트레이너가 히말라야 트레킹 갈 거라는 내 계획을 듣더니, 유산소 운동을 할 땐 트레드 밀 대신 이 기계를 타라고 조언해줬다. 요즘은 산에 갈 때 조금만 올라가도 금새 숨이 가빠진다. 코오롱 등산학교의 일반등산기술 중 '호흡법' 설명을 찾아보니, 이걸 '사점(死點)' 이라고 부른다. 몸에 산소가 부족한 상태란 뜻이..
음...첫번째 등산일지를 쓴 게 7월8일이니 어언 두 달 만에 산을...ㅠ.ㅠ 그것도 계획에 없던 우발적 산행... 이래서야 히말라야 트레킹이 가능할까 모르겠다. 장보러 가는 길에 혼자 청계산에 다녀오다. 자주 걸으려고 아이폰 측정 칩이 있는 나이키+ 트레킹화를 샀는데, 원터골에서부터 청계산 매봉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거리는 얼마 안 된다. 6.12km. 몇 년 전, 지리산, 설악산 종주를 다니고 팔팔할 때 청계산에 두 어번 간 적 있는데, 그땐 동네 뒷산 가는 기분이었다. 오늘도 그런 줄 알고 밀레 청계산 매장에서 물품 몇 가지를 고른 뒤 느긋하게 산에 올랐던 것인데... 예전 느낌만큼 쉽지 않다. 청계산이 힘들면 넉 달 뒤 히말라야는 어찌 가누. 눈 앞이 캄캄해진 암담한 기분으로 돌아온 산행. 주말마다..
등산일지,라고 쓰고 보니 좀 객쩍다. 뭐 얼마나 등산을 자주 다니겠다고....;;; 어쩌다 한 번이 되더라도 산에 다녀온 기록을 남겨두려고 한다. 내겐 나름의 '전지훈련'이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엉겁결에 연말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가기로 덜커덕 약속을 해버린 탓이다. 살아있는 동안 해보고 싶은 일을 적어둔 내 bucket list 가 있는데, 히말라야 트레킹도 그 중의 하나다. 사실 2007년 신문사 휴직했을 때 가려고 비행기 표 예약까지 해두었다가, 갑작스레 가족의 상을 당해 좌절됐던 꿈이다. 그러다 얼마 전, 대학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다른 친구를 만나 히말라야 트레킹 계획을 듣는 순간 귀가 번쩍 뜨였다. 이 친구는 지난해 뇌수막염으로 두 달간 병원에 입원하면서 사경을 헤맸다. 퇴원 이후 회복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한 이들이 스트레스에 훨씬 더 잘 대처한다. 아직 사람 이야기는 아니다. 쥐 이야기다. 미국의 연구진들이 달리기를 시킨 쥐와 움직이지 못하게 한 쥐의 뇌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 두 그룹의 쥐가 스트레스에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원문 보기: Why Exercise Makes You Less Anxious 실험은 좀 잔인하다. 한 그룹의 쥐는 달리도록 하고, 다른 그룹의 쥐는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쥐들이 아주 아주 싫어하는 일, 즉 찬 물에 빠져 수영하는 일을 시켰다. (불쌍한 쥐들…) 찬 물 수영을 마친 쥐들의 뇌를 전부 조사했더니, 달리기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뇌세포들을 가진 쥐들이 이 기분 나쁜 상황에서도 가장 침착한 반응을 보였단다. 이 세포..
하루 중 가장 기분이 좋은 시간은 아침 출근길에 종로 3가 지하철역에서 내려 광화문까지 청계천을 따라 걸을 때 입니다. 보통 걸음으로 30분가량이면 충분한 거리죠. 청계천 바로 위에선 출근길 차량들의 정체가 이어지고 마음이 바쁜 듯한 운전자가 울려대는 신경질적인 경적소리도 간간이 들려오지만 마치 페이딩 아웃된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아요. 이 작은 물줄기가 도심에 선사하는 안식의 크기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남녘엔 꽃 소식이 한창인데, 북상중인 봄꽃이 아직 청계천까진 오지 못했군요. 그래도 회색 틈바구니에서 연초록 새싹들이 뾰족하게 고개를 내민 것을 발견하면 어찌나 반갑던지요. 일요일인 오늘 출근길에, 거의 다리미 크기만한 구닥다리 디카를 들고 나와 몇 컷 찍었습니다. 음....형편없는 촬영술이지만 그..
헬스클럽에서 보면, 대체로 몸집이 푸짐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걷기와 윗몸 일으키기입니다. 유산소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하고 복근 단련을 통해 뱃살을 빼려는 목적이죠. 제가 다니는 헬스클럽 벽엔 ‘뱃살을 빼려면’이라는 제목 아래 이러저런 근력운동 소개와 함께 ‘윗몸일으키기는 매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걸 볼 때마다 매일 복근운동 한다고 뱃살이 빠지나, 싶었는데…. 오늘 로이터 통신을 보니 이런 ‘부위별 살빼기 운동’이 아무 쓸모가 없다는 군요. 미국 ‘임상 내분비 및 신진대사 저널’ 최신호에 게재된 연구결과인데요. 운동으로 체중이 줄더라도 몸 전체의 지방이 골고루 함께 줄어들지 특정 부위의 지방이 더 줄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사람은 특정 패턴으로 지방을 저장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이 되..
다섯째날 6시에 기상. 몸도 멀쩡하고 기분도 좋다. 어지럽지도 않고 평소 때와 똑같되 몸만 약간 가벼워진 기분. 배가 고프지도 않다. 이날은 냉온욕을 온천에 가서 본격적으로 했다. 냉탕에 25분 들어가 있었는데 온 몸이 덜덜 떨리지만 할 만하다. 이 추운 날에.....참 별 걸 다 해본다. ^^; 상당히 개운하고 좋다. 이후 어슬렁거리는 걸음으로 근처 도시를 관광하고 돌아온 뒤 체조 명상 등등의 일과를 모두 마치고 수련장에 모였다.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야기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좀 난감했다. 아무리 진한 연대감이 형성됐다 해도 낯선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하라니.....당황스러워서 대충 생각나는 대로 간단히 하고 주로 사람들 이야기를 듣는 쪽에 집중했다. 10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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