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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말하기

청계천 봄길 걷기

sanna 2007. 3. 25. 15:49

하루 중 가장 기분이 좋은 시간은 아침 출근길에 종로 3가 지하철역에서 내려 광화문까지 청계천을 따라 걸을 때 입니다.

보통 걸음으로 30분가량이면 충분한 거리죠. 청계천 바로 위에선 출근길 차량들의 정체가 이어지고 마음이 바쁜 듯한 운전자가 울려대는 신경질적인 경적소리도 간간이 들려오지만 마치 페이딩 아웃된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아요. 이 작은 물줄기가 도심에 선사하는 안식의 크기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남녘엔 꽃 소식이 한창인데, 북상중인 봄꽃이 아직 청계천까진 오지 못했군요. 그래도 회색 틈바구니에서 연초록 새싹들이 뾰족하게 고개를 내민 것을 발견하면 어찌나 반갑던지요.
일요일인 오늘 출근길에, 거의 다리미 크기만한 구닥다리 디카를 들고 나와 몇 컷 찍었습니다.
음....형편없는 촬영술이지만 그래도 3월말 청계천 봄길의 한 풍경이랍니다....^^;


걷기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거리를 걷다보면 풍경을 관찰하는 게 아니라 어느새 나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거리로 나섰지만 실제로는 자신 속으로 스며들도록 만드는 것이 걷기가 아닐까 해요.

중독이 되기는 된 모양인지 닥치는 대로 걷다 못해 최근엔 피학적 취미 하나가 생겼습니다. 1월부터 하루 종일 사무실 안에서 일하는 환경으로 바뀌었는데 어찌나 답답하던지요. 견디다 못해 오후 3시 전후가 되면 벌떡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가 계단으로 걸어 올라오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됐습니다. 처음엔 5층까지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의 사무실에 올라오곤 했는데 그게 7층, 10층으로 점점 높아지더니 요즘은 걷다 보면 어느새 12층이더군요. 이러다가 한 달 뒤쯤이면 21층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좀 자제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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