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연휴에 심하게 앓았다. 꼼짝 못하고 드러누워 계속 비몽사몽. 정신이 혼곤한 와중에 잠깐씩 깰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도 보고 책도 들췄는데, 사람들의 봄 나들이 자랑, 불타버린 대한문 앞 쌍차 분향소, 책 속의 아름답고 비통한 이미지들이 마구 뒤섞여 꿈속으로 몰려들어왔다. 깨어 있는 상태와 꿈 속이 분간이 안 될 지경.... 그렇게 읽은 책이 서경식의 '나의 서양음악순례'다. 내가 좀비 같은 상태여서 제대로 읽었는지나 의심스럽고, 클래식에 문외한이지만, 참 좋은 책 (이렇게 말하려니 좀 황당하긴 하다..). 의도한 건 아닌데 10여 년에 걸쳐 서경식의 '소년의 눈물', '나의 서양미술순례', '나의 서양음악순례'를 다 읽게 됐다. 세 권의 책을 늘어놓으면 섬세한 내면, 다소 우울한 감수성을 지..
"하나의 다리를 건설하는 일이 만일 그곳에서 땀흘리며 일하는 이들의 의식을 풍요롭게 하지 못할 양이면, 차라리 그 다리는 만들지 않는 편이 낫다. 시민들은 예전처럼 헤엄을 쳐서 건너든가 아니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면 된다. 다리는 사회 전체에 절대로 데우스엑스마키나 식으로 만들어져서는 안된다. 그런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의 피와 땀, 두뇌 속에서 태어나야 한다." - 프란츠 파농의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에서/ 서경식의 '소년의 눈물'에서 재인용 - 데우스엑스마키나 (Deus ex machina) = 소설과 희곡 영화 등 모든 서사의 종결부에서 갑작스레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인위적이며 부자연스러우며 안이한 방식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 고전극에서 자주 활용되던 극작술에서 유래한 말이다. 주인공이 궁지에 빠..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두 사나이가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지옥-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돌아온 '오디세우스'들... 이들의 귀환은 어떠한 폭압도 인간성을 완전히 말살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희망의 증거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였더라면 해피 엔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둘 중의 한 사람, 늘 쾌활하고 낙관주의자였다던 한 사람은 68세에 돌연 자살하고 만다....그는 왜 그랬을까.서경식 교수가 쓴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를 읽다. 작고 분량이 두텁지 않은데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엄습하는 아릿한 통증 때문에 도리없이 여러 번 책장을 덮어야 했다. 읽기 힘들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것같다. 이 책을 덮고보니 몇년 전에 읽은 빅터 프랭클의 '삶의 의미를 찾아서'가 떠올랐다. 두 권을 같이 읽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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