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직전 노트북을 정리하다 문득. 지난 해는 그야말로 여행의 해였다. 친구들과 여러 곳을 누빈 국내 여행은 일단 빼고 해외 여행만 꼽아보면, 연초 다녀온 히말라야 트레킹을 비롯해 6월엔 바이칼, 9월엔 쿠바, 11월엔 일본을 다녀왔으니.기록을 정리 못했는데 노트북 정리하다 보니 쿠바 여행은 인터뷰를 한 적이 있고, 바이칼 여행은 페이스북에 올린 간단 여행기가 남아있다.아래 링크는 지난해 9월 쿠바 여행을 다녀온 뒤 브런치 인터뷰 글. 내가 말할 때 '되게'라는 구어체 부사를 되게 많이 쓴다는 사실을 깨달음 ;;쿠바에서는 아직 모든 것이 살아있다아래는 지난해 6월 바이칼에 다녀온 뒤 페이스북에 쓴 글: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깊은 바이칼 호에 다녀오다.블라디보스토크 ->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고 하바롭..
12월 15, 16일 지리산 종주.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일출을 선명하게 보았다. 자꾸 보면 좋은 기운이 생기지 않을까 하여 블로그에 걸어놓는다. 15일 백무동행 심야버스를 타고 출발. 16일 새벽 4시40분쯤 산행 시작. 장터목 -> 천왕봉 -> 장터목 -> 세석 (1박) -> 촛대봉 일출 -> 세석 -> 벽소령 -> 음정의 코스. 일출 사진보다 나는 이게 더 좋다. 수채화로 그린 듯한 이 자연의 색감이란! 날씨가 추운 걸 제외하면 워낙 쨍하니 맑아서 시야가 더 넓어져 멀리까지 볼 수 있었다. 지리산 종주는 이번이 두 번째. 첫 번째도 그렇고 이번에도, 나는 직장을 그만둔 뒤에 지리산에 가는구나. 우연치고는 참…7년 전에 그랬듯 이번에도 지리산의 영기가 앞으로의 나를 이끌어주겠지. 첫 번째 종주 ..
제주 올레 6코스 제지기 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 하루 전만 해도 날이 흐려 눈 덮인 위쪽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 날은 운이 좋았다. 제주도에 꽤 자주 가는 편인데 한동안 사진으로도, 글로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제주 올레도 전체를 다 걸어보고 싶단 생각은 있지만 완주의 기록을 굳이 '달성'해보려는 목적 없이 여러 코스를 반복해 걷기도 하고 일부 구간만 걷기도 하다 보니, 어디를 몇 번 갔는지 가보지 않은 곳은 어디인지 그런 것들이 가물가물 잘 생각나지 않는다. 2년 전만 해도 코스를 좔좔 외우고 다녔는데...... 그러고 보니 원고청탁을 받거나 일 때문에 꼭 써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글을 쓰지 않은 지도 꽤 오래 되었다. 페이스북에 가끔 끼적이긴 하지만 글이라 하기도 뭐한 장난기 어린 낙서들. 그곳의 ..
10코스_송악산에서 본 형제섬 가을 제주. 좋았다. 말그대로 힐링 여행. 일부러 정해둔 것은 아닌데, 지난해 말부터 서너 달에 한 번 꼴로 제주 올레를 걷는다. 뭔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은 절박한 느낌이 턱 밑까지 차오를 때 충동적으로 제주행 비행기표를 끊는데, 그게 묘하게도 서너 달에 한 번씩이다. 얼추 그 간격으로 항아리에 물이 차듯 스트레스가 넘실넘실 차오르는 걸까. 이번에도 그랬다. 야근을 하던 중, 6월에 제주를 같이 갔던 후배가 가을 제주를 보러 가겠다는 트윗을 띄운 걸 보고 곧장 연락해 후다닥 날을 잡고 일사천리로 표를 끊었다. 이번엔 아예 월요일 휴가를 내고 기간을 길게 잡았다. 덕분에 올레 9, 10코스를 걷고 8코스도 역방향으로 걷다. 9코스_솔밭길 9코스를 걷기 시작한 날 아침, 걷는..
7월초에 다녀온 이란 여행 사진과 메모를 여태 정리 못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님을 따라 다녀온 여행. 이교수님의 열정적 강의를 메모한 수첩을 다 써서 중요한 내용을 컴퓨터에 옮겨 적으려고 수첩을 펼치니......차 안에서 흔들리면서 쓴 내 글씨를 내가 알아보지도 못하겠고, 무엇보다 옮겨 적기에 내용이 너무 많다. ㅠ.ㅠ 정말 엄청난 강의를 하셨단 걸 실감. 내용 정리를 거의 포기하고 망연자실한 상태로 있다가 눈에 띈 대목. 아름다운 도시 이스파한의 모스크에서 이 교수님이 이슬람 문화의 전파 경로를 들려주면서, "페르시아 문화가 토착 문화를 주워담으면서 서쪽에 가서 꽃을 피운 것이 알함브라, 동쪽에 가서 꽃을 피운 것이 타지마할"이라고 설명하셨다. 운 좋게도 나는 세 곳을 다..
제주도 서쪽 저지곶자왈을 지나는 14-1 코스는 제주올레 홈페이지에 난이도가 '상'으로 분류돼 있고 아마 가장 많은 주의사항이 적힌 코스가 아닌가 싶다. 길을 잃을 위험이 있으며 식당 상점이 전혀 없고, 통신장애도 발생할 수 있으며, 여자 혼자는 위험하다... 출입이 제한된 문을 더 열어보고 싶은 것처럼 올레코스를 고를 때마다 이 코스를 자주 기웃거렸더랬다. 여긴 언제 가보나... 그러던 중 우연히 제주올레 행사 안내 메일에서 22일 14-1 코스 함께 걷기 행사를 발견하고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비행기 표를 샀다. 엄마 칠순 기념 가족여행으로 제주도를 다녀온 지 2주밖에 안되었는데, 그땐 렌트카 여행이라 올레를 걷지 못했으니까 빼먹은 걸 하러 가야지 하는, 말이 되는 것도 같고 안 되는 것도 같은 ..
4월, 산수유와 진달래 위에 내린 눈. 지난 주말 친구들과 영주 여행을 다녀왔다. 소수서원-부석사-소백산의 희방사를 둘러보고 단양에 들러 돌아온 길. 소백산 희방사 가는 길에 저렇게 예쁘게 눈꽃이 피었다. 바람이 몹시 불고 추워서 죽령옛길 걷기도 포기했지만, 산수유와 눈꽃이 한 공간에 있는 비현실적 풍경이 추위도 잊게 하는지... 희방사까지 걷기 시작. 꽃이 피는 계절에 갑자기 눈 덮인 산 속을 걸으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다른 차원의 공간에 시간 이동을 한 듯한 느낌. 여행 출발할 때부터 '강풍과 폭우' 예보가 있었는데, 이 날씨에 괜찮을까, 내가 걱정하자 친구들은 호기롭게 말했다. "날씨 궂어 사람들이 덜 오면 한갓지고 더 좋지 무슨 걱정이야!" 서울에서 함께 내려간 일행 다섯 명 중 운전을 할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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