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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내 인생을 망친 악덕을 꼽으라면, 그 두 가지는 게으름과 산만함이 될 것이다....
게으름은 적당히 타협해가며 살 수 있지만, 산만함은 좀 버거운 상대다.
나의 뇌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들은 터지기 일보직전의 폭죽 같아서, 조금만 방심하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자잘한 조각들을 둘러매고 사방으로 튀어 달아나 버린다.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 더 나아가 어떤 대상에 장기적으로 몰입할 줄 아는 사람이 나는 가장 부럽다.
한 사람이 평생 몰입할 수 있는 정신의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뭐 그런 게 측정이 될까 싶었는데, 얼마 전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신간 <몰입의 경영>을 읽다가 그 답을 발견했다.
인간이 평생 얼마나 많은 정신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실제로 측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인간의 두뇌는 1초당 대략 110비트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하루에 평균 16시간 깨어있고 75년을 산다면, 평생 동안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한계치는 대략 1730억 비트의 정보다.
컴퓨터랑 비교해보면 이 한계치가 얼마나 적은지가 분명해진다. 초고속 인터넷의 초당 정보처리속도(bps)가 대략 1초당 1000만 bps라고 한다 (이것도 2003년 데이터니 지금은 더 빨라지지 않았을까). 사람과 비교한다면, 초고속 인터넷이 대략 4.8시간에 처리해버리는 정보를 사람은 평생에 걸쳐 처리하는 셈이다.
…게다가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와 같은 사소한 행위에 쓰이는 정신력의 양을 감안한다면, 정말로 중요한 목적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정신력은 별로 많이 남아있지 않게 된다.
그러니 산만함을 단순하게 볼 게 아니다. 칙센트미하이는 이 책에서 “우리가 ‘일생’이라 부르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주의력이라는 필터를 통과한 경험들의 총합”이라면서 몰입을 통한 주의력 발휘로 일생을 밀도 높게 살라고 조언한다.
거, 참…. 그러고 보니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나처럼 장기 기억력이 나쁜 사람이 지금도 인상 깊게 기억하는 장면들은 내가 자아를 잊고 비교적 집중해서 주의력을 기울였던, 칙센트미하이식 어법대로라면 ‘몰입’했던 장면들이다. 아니면 충격적인 일들이거나.^^ …어차피 사람이 경험하는 주관적인 인생이란 그렇게 내게 무늬를 남긴 기억들로만 이뤄질 테지.
칙센트미하이는 삶에서 몰입을 만들려면 먼저 자신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을 파악하는 일은 자아 내부에 뭐가 존재하는지 발견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되고자 희망하는 누구인가를 창조해 내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보다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가’가 자신을 파악하는 데 있어 훨씬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이다.
누군들 안그러고 싶겠는가. 정말 열광하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그런 분야를 갖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칙센트미하이는 조언을 마련해뒀다.
사람은 대개 스스로 마음에 들고 관심이 끌리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역으로 사람은 신중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일을 좋아하게끔 되어 있다. "처음에 관심이 끌리지 않더라도 개인적 발전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세부 사항에 대한 치밀한 관심과 주의를 지속적으로 기울인다면 그 일을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연? 될까?
## <몰입의 경영>은 일터를 배경으로 삼은 <몰입의 기술>이라 할만하다. 중간 관리자들에게 유용한 충고들도 더러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몰입의 기술>을 읽었던 독자에겐 별로 권하고 싶진 않다. 두 개의 장을 '몰입'의 개념 설명에 할애하고, 나머지 장들은 기업 환경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설명이 중점을 이루고 있다. <몰입의 기술>을 이미 읽은 사람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 알라딘 thanks to blogger 프로그램 설치하다. 책 표지만 나오면 좋겠는데 아래처럼 설명이 딸린 박스만 나온다. 이렇게 되니 무슨 광고판 같아 좀 찜찜하다. 표지만 다양한 사이즈로 제공해주면 더 좋을텐데...
## 개인 블로그이지만 사진을 이렇게 퍼다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내가 만들지 않은 모든 이미지의 출처를 밝혀둬야 할 듯. 위의 이미지는 구글 검색 중 www.striz.org 에서 찾은 것이고, 아랫 것은....ㅠ.ㅠ 다시 못찾겠다. 여하튼 구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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