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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버지의 새로운 취미는 화분 만들기.
화초 키우기에 취미를 붙이신 건 오래 됐는데, 분 갈이와 뿌리 나누기를 하시다 보니 여러 크기의 화분이 필요해졌다. 큰 화분은 사야 하지만 작은 건 곧잘 집에서 만들어 쓰신다.
방법은 간단하다. 도자기로 된 전골 냄비 같은 식기의 바닥에 구멍을 뚫어 거기에 화초를 옮기는 거다. 물을 채운 대야 안에 냄비를 뒤집어 담가 안에 물이 차게 한 뒤 구멍을 뚫으면 신기하게 금도 가지 않고 그 부분에만 구멍이 뚫린다.
이런 화분 만들기에 아버지가 재미를 들이시는 바람에, 어머니는 "도자기 냄비나 움푹한 그릇에 죄다 구멍을 뚫어 버려서, 남아나는 게 없다"고 한탄이셨다. ^^ 고향 집에 가보면 큰 전골 냄비뿐 아니라 작은 컵으로 만든 화분까지 올망졸망하게 줄 지어 있다.
얼마 전 부모님이 서울에 다녀가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버지는 오래 써서 변색되기 시작한 컵에 구멍을 뚫어 작은 화분을 만들어놓고 가셨다. 한동안 방치해뒀다가 어제야 꽃을 채워 꽃 컵을 만들었다. 왼쪽 화초는 화원에서도 이름을 모른다고 하고, 오른쪽은 채송화.
어제 오후에 사 들고 올 땐 채송화의 줄기들이 아래로 늘어져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보니 늘어진 줄기들이 머리에 꽃을 달고 전부 햇빛을 향해 일어서 있는 거다. 만져보면 말랑말랑해서 조금만 힘줘도 뚝 부러질 거 같은 줄기가 꽃을 피우기 위해 스스로 일어설 힘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
채송화는 해가 지고 어두워진 뒤 다시 아래 사진처럼 꽃봉오리를 다물고 잠들 채비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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