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외출
“의미 있게 사는 게 미친 거라면 난 얼마든지 미칠 거예요.”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에이프릴의 말)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불안해보였다. 그녀에게 설득당한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둘이서 이야기할 땐 들뜬 표정이었지만 친구들 앞에서 느닷없이 파리로 떠날 거라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을 거라고 말할 때 부부의 표정은 불안하고 군색했다. 친구들은 황당해하면서도 누구나 그렇듯 우정과 시샘이 뒤섞인 반응으로 약간은 부러워했고 약간은 멸시했다. 다 청산하고 떠나겠다는 이들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정신병원에서 휴가를 나온 미친 사람 밖에 없었다. 하지만 떠나야 할 이유를 들자고 치면 끝도 없듯,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 또한 끝이 없다. 아내의 임신, 승진, 거액 연봉의 제안, 여기서도 파리에서..
영화 밑줄긋기
2009. 2. 2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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