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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와 공감

타자에 대한 차별

sanna 2011. 11. 3. 23:39

단체에서 얼떨결에 맡은 일 때문에 다수자의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아이들 차원에서는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됐는데, 맨 땅에 헤딩이라고 답답해하지 말고, 이럴 때 공부 좀 해봐야겠다.
그래서 새 카테고리를 만듦. 사람들이 어떻게 그룹을 지어 차이를 차별하게 되는지, 차별의 극복은 가능한지, 다양성의 공존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해 책, 논문 등을 읽고 메모해둘 예정.

이 주제에 꽂힌 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삼천포로 빠지는 생각을 좇다가 지난 달 '위험사회와 타자의 논리'라는 책을 읽었다. 
건성건성 읽던 도중 페이스북 담벼락에 낙서했던 걸 여기 옮겨놓는다.

...책은 참 재미없게 썼더만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실업, 범죄의 원인으로 이주노동자를 지목하듯 사회에 상존하는 위험을 놓고 '타자'를 비난하는 게 근대 이후의 현상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매독이 유럽을 휩쓸던 15세기에 매독은 영국에선 '프랑스 두창'으로, 파리인들에겐 '독일병'으로, 플로렌스인들에겐 '나폴리병', 일본인에겐 '중국병'으로 불렸다. 매독 뿐 아니라 콜레라, 흑사병, 나병에 이르기까지 집단적인 불치의 질병은 늘 '타자'와 연관되어 왔다
.

흥미로운 것은 위험을 '타자'와 관련 짓는 반응이 서양사회, 혹은 지배집단에서만 드러나는 특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타히티에서 매독은 '영국병'으로 불렸다. 또한 줄루족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에서도 질병의 발생을 '타자'와 연관 지어 이해하는 반응이 드러난다. 결국 위기에 처했을 때 '타자'는 지배집단이든 아니든 누구나 비난할 수 있는 잠재적 대상이 되는 것이다...


절판된 책이라 도서관에서 빌려본 것이고, 책 마지막 챕터는 이런 타자화가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는데, 하필이면 그 챕터만 못읽고 대여 기한을 훌쩍 넘기는 바람에 책을 반납하고 말았다. (뭐하는 거니.....)
사실 대여기간 초과보다는, 번역이 별로 좋지 않아서 무슨 말인지 잘 알 수 없는 대목이 너무 많아 읽기를 포기한 것. 마지막 챕터는 잘 이해해보고 싶어서, 곧 지를 예정인 킨들로 원문을 읽어보려고 함. (더 이해 못할 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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