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양복을 빼입은 이 ‘빽구두 신사’들이 서 있는 곳은 리마 시내 한복판의 카지노 앞이다. 리마엔 카지노가 정말 많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약 30분 거리의 대로변에서 여행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건물은 카지노들이다. 대부분 자유의 여신상을 간판에 그려넣거나, '뉴욕뉴욕'이라고 커다랗게 쓰인 간판을 내걸어 미국풍 분위기를 내려고 애쓴 티가 역력했다. 카지노가 미국에도 쌨는데, 여기까지 도박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까. 페루는 사막과 고산, 밀림 이렇게 3개의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죄다 사람 살기가 수월치 않은 곳들이다. 페루, 하면 마추피추, 나스카가 상징하는 고대문명을 떠올리지만, 리마에선 그런 분위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사막 지대에 해당되는 리마의 구시가지 (센트로) 엔 스페인 통치시절에 ..
지구 반대편인 페루를 향해 갈 때 나도 모르게 떠올랐던 이미지는 ‘세상의 끝’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용보다 제목이 더 유명한 로맹 가리의 단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때문이다. 고단한 비행을 끝낸 새들이 돌아와 죽는 곳. 새들 뿐 아니라 실패한 혁명가인 주인공도 ‘지상에서의 임무’를 마친 뒤 세상을 등지고 '모든 것이 종말을 고하는' 페루 리마 북쪽의 해변에 깃든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페루 해변이 세상의 끝이라는 걸까. 소설을 읽어도 모르겠다. 서양인이 덧씌운 환상의 너울 같아 약간 마뜩찮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은 여행지에 대한 환상의 힘은 컸다. 페루의 해변엔 뭔가 비장한 로맨틱함이 있을 것 같은 일말의 설렘이 사라지지 않았다. 리마에 밤늦게 도착해 다음날 해변으로 가면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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