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의 숲
내 젊은 날의 숲 - 김훈 지음/문학동네 언젠가 가족 모임에서 아버지에게 “다시 태어나면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물은 적이 있다. 늘 그렇듯 “다시 태어나도 너희들의 아버지로 살지”처럼 식상한 대답을 또 하시겠거니 했는데,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신부가 되었으면 좋겄다. 부양할 가족도 없고 오로지 자기 믿음대로 살 수 있으니 얼마나 좋냐…” 그때 아버지의 쓸쓸한 표정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다. 가장으로 살아온 그 세월, 숫기도 없고 서생으로 살았더라면 딱 좋았을 분이 빈손으로 사업을 시작해 필사적으로 버텨온 그 긴 시간이 얼마나 고달팠으면…. 요즘도 점점 굽어가는 아버지의 등을 볼 때면 다음 생에선 신부가 되고 싶다 하시던 쓸쓸한 표정이 생각나서, 나는 자주 목이 멘다. 김훈의 소설 ‘내 젊은 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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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1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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