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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 볼 일이 있어 차를 몰고 갔다가 정동진 맞은편 언덕배기에 커다란 공원을 발견했습니다.
하슬라 아트월드.
이름이 특이해 한번 올라가봤죠.
생각보다 상당히 큰 예술공원입니다. 산비탈의 생김새를 최대한 살려 조각공원과 미술관 체험학습장 갤러리 등을 만들었는데, 규모가 큰 데 놀랐고, 자연과 미술이 모나지 않게 어우러지게 하려는 노력에도 감탄했습니다.

하슬라는 신라시대 때 강릉의 지명이라고 하더군요. 어감이 예쁘죠?
전체를 천천히 걸어 돌아보는데 족히 1시간은 걸립니다.
돌아다니다 문득 블로그 생각이 나더군요. '블로거 마인드'가 덜 돼 디지털카메라를 안갖고 다니는 터라 (사실 제 디카는 너무 큰 구식 디카라 들고다닐 수도 없다지요~ -.-), 거의 써본 적 없는 핸펀 카메라로 몇장 찍어봤습니다.
위에 링크해둔 하슬라 아트월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더 좋은 사진과 설명들이 많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거기도 들러보세요~

공원 산책의 출발점인 바다 카페 입니다. 카페 앞쪽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동해바다가 멋집니다. 오른쪽에 호텔 공사를 한다고 요란한 것이 다소 흠....저녁이 되면 이 카페 야경이 멋지다던데, 조형물을 보면 그럴만도 할 것같아요.  

공원 곳곳엔 특별한 이름을 부여받지 않고 서 있는 조각작품들이 많습니다. 이 수탉 말고도 '고독한 아저씨' '옷걸이' '스타킹의 다리'등이 산책로 옆 곳곳에 서 있더군요.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이 수탉에게도 이름 하나 붙여주면 좋을텐데. '새벽의 파수꾼'....에궁~ 너무 상투적입니당~~ ^^;

소똥으로 만든 미술작품들이랍니다. 안에 들어가면 소똥 냄새가 나긴 나더군요. ^^; 입구에 코믹한 설명이 적혀 있었는데 다 잊어버렸습니다... 어디 외국에 전시회를 하러 이 작품들을 갖고 가는데 정작 작품은 지천에 널린 소똥으로 만든 건데 운반비가 엄청나게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는 설명, 세관 통과하는데 무지 고생했다는 설명 등이 어슴푸레 기억나네요.  

소나무 정원입니다. 바다 카페를 출발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입니다. 산비탈 지형에 뒤틀리며 자란 소나무들은 마치 해와 바람, 비를 맞기 좋은 방향으로 스스로 알아서 몸을 휜 듯한 모양새들입니다. 소나무는 늘 푸르고 곧다 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곳의 어린 소나무들은 여리고 안스럽습니다. 위쪽에 올라서 소나무 정원을 내려다보면 몽실몽실 구름이 핀 것같은 느낌을 주더군요. 그 뒤론 동해바다, 하늘이 잇따라 펼쳐져 있어 내려다보는 경관이 참 좋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의자들은 앉는 의자가 아니라 바닥에 프린팅을 한 예술 작품들입니다.

소나무 공원이 끝나는 곳에 있는 조각품. 이거이 진짜 앉는 의자라지요~  

햇볕이 뜨거워 고개를 숙이고 길바닥을 바라보며 걸어도 곳곳에 자잘한 재미들이 숨겨져 있답니다. 왼쪽의 돌은 '내 얼굴 밟지마!'하고 화내는 것같죠? 오른쪽은 거꾸로 뒤집어 봐야 얼굴이 제대로 보이는데 새침떼기 아가씨 얼굴이라 차마 밟질 못하겠더군요. ^^

석기시대에 만들어졌다는 풍요의 비너스 상입니다. 공원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될만큼 곳곳에 이 빌렌도르프 비너스상이 많더군요. 이 언니들이 우르르 떼거리로 몰려 서 있는 산책로도 있어요. 

위의 제 허접한 사진들은 거의 새발의 피 수준. ^^; 위 지도를 따라 쭉 돌아보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재미난 공간들이 꽤 많습니다.  길 이름들도 재미있어요. 내내바다길, 둥둥흔들길, 절절소리길~ ^^

나오는 길에 들러본 정동진 기차역입니다. TV 드라마 '모래시계'가 방영된지가 어언 10년도 넘었는데, 정동진 역에선 아직도 그 드라마 주제곡이 흘러나와서 좀 황당했습니다. 잘 만든 드라마 하나, 10년 넘게 먹고 살 자산이 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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