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지하철역. 가방을 주렁주렁 든 아주머니가 내 앞에 걸어가던 젊은 남자에게 말을 걸려는 포즈로 다가가다 멈칫했다. 그 남자를 그냥 지나쳐보낸 아주머니가 나한테 다가와 구파발 방향이 이쪽이 맞냐고 물었다. 앞에 가던 젊은 남자 인상이 험악했던 걸까. 아니면 너무 바빠보였나..... 그가 승강장에서 몸을 반쯤 틀었다. 곱상하고 평범한 표정. 하지만 아주머니가 왜 멈칫했는지 알만했다. 귀에 낀 하얀 색 이어폰 줄, 밖으로 새어나오는 음악소리. mp3 플레이어와 이어폰,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음악소리는 아주머니에게 다음과 같은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다. “나 지금 바빠요. 말 걸지 말아요.” 나도 종종 mp3 플레이어와 이어폰의 도움을 받아 출근한다. 붐비는 지하철 안. mp3 플레이어와 이어폰..
공간의 사회학/당신과 나 사이 ‘거리 방정식’ 《#오전 8시… 출근길 지하철 3호선 오른쪽 옆의 좁은 빈 자리에 양복 차림의 남자가 다가와 비집고 앉는다. 어깨가 닿자마자 슬며시 전해져온 불쾌감은 다리를 떡 벌리고 앉은 그 남자의 왼쪽 허벅지가 닿는 순간 수십 배로 번진다. #낮 12시… 광화문 한 빌딩의 엘리베이터 사람들이 움직일 틈도 없이 빼곡히 들어찬 공간 안에서 최대한 몸을 긴장시켜 다른 사람과 닿지 않으려 애를 쓴다. 층수를 보여주는 문 위의 디지털 표지판, 위쪽의 작은 뉴스 스크린은 정보의 창이라기보다 시선 처리의 어려움을 돕는 도구 같다. #오후 8시… 종로의 영화관 먼저 앉은 사람들이 자리 잡은 방향에 따라 오른쪽 팔걸이에 팔꿈치를 걸친다. 내리 졸던 오른쪽 옆자리 남자가 잠에서 깼는지 왼..
내게 맞는 '1인분'/최적의 1인분을 찾아라 우리가 한 끼에 먹는 1인분의 식사는 '웰빙 라이프'를 꾸려가기에 적정한 것일까. 끼니 때마다 저울로 계량해 먹을 수도 없는 노릇. '적당한' 1인분의 식사란 과연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 걸까. (스타일링=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푸드디자인팀장 강은숙)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웰빙 붐을 타고 '무엇을 먹을까'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얼마나 먹느냐'이다. 지금 우리가 먹는 1인분의 사이즈는 적정한 것일까.》 식생활의 심리를 연구해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폴 로진 교수에 따르면 ‘얼마나 먹느냐’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제공되는 음식의 양’이다. 입맛에 적당히 맞는 음식이 나오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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