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자료사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모나리자’를 앞에 놓고) 보세요. 그녀는 웃고 있어요. 그녀는 행복할까요? 행복해 보이기만 하면 그걸로 된 건가요? 보이는 게 다 진실은 아니에요.” ―영화 에서 이혼의 위기에 처한 베티가 엄마에게- 여성판 ‘죽은 시인의 사회’ 격인 ‘모나리자 스마일’(DVD·컬럼비아)은 기대와 달리 메시지가 전면에 앞서고 드라마는 메말라 서걱대는 영화였다. 심드렁하게 DVD를 보다가 ‘모나리자’의 미소를 빗대 엄마에게 자신의 불행을 알리려 애쓰던 베티의 말을 듣는 순간, 좀 이상했다. 나는 ‘모나리자’가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미적 수준이 낮은 내 눈엔, 눈썹도 없는 모나리자의 미소가 좀 괴상하기도 했고 어떨 땐 슬퍼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아무런 희망이나 조건 없이 그냥 말할게요. 내게 당신은 완벽해요. 가슴이 아파도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당신이 이렇게 될 때까지...(미라 그림을 보여준다)" -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마크가 친구의 아내인 줄리엣에게 - 미련한 녀석 같으니. 뭘 어쩌겠다고…. 영국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짝사랑하던 친구의 아내를 찾아가 말도 못하고 사랑 고백을 적은 도화지를 한 장씩 보여주던 마크가 못내 안쓰러웠다. ‘에라, 이 바보야’하고 마음속으로 그를 쥐어박았지만,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면이 없는 건 아니다. 하긴,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저렇게 해야 할 때가 있긴 있다. 어쨌든 마크는 줄리엣의 키스나마 얻었으니.... 그러고 보니 ‘러브 액츄얼리’는 고백의 아름다움을 설파하는 영화 같다. ..
동아일보 자료사진 “완벽한 벚꽃송이는 드물지. 그 한 송이를 찾아 평생을 소비할 수도 있지만, 헛된 삶은 아니라네.” -영화 에서 가쓰모토가 알그렌에게 - ‘라스트 사무라이’(DVD·워너 브러더스)에서 사무라이 가쓰모토가 전쟁터에서 죽어갈 때 그의 눈에 비친 마지막 세상은 벚꽃이 흩날리는 풍경이다. 자주권을 앗아가는 근대화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천황을 섬기던 사무라이인 그의 유언은 비장한 결의나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 대신 벚꽃송이에 바치는 찬사였다. “완벽해!” 이 장면에서 가쓰모토는 마치 사무라이가 아니라 완벽한 벚꽃송이를 찾아 헤매다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사람인 것처럼 보인다. 천황이든 벚꽃송이든 평생 헌신해온 대상을 위해 자신을 바쳤으니 그는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해야 할까..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 영화 에서 감금방의 액자에 적힌 글 - 한 사내가 생각 없이 입을 놀린 죗값을 어마어마하게 치러야 했던 영화 ‘올드 보이’(DVD·스타맥스)에서 처음, 중간, 마지막에 세 번 되풀이되는 말이다. 오대수가 감금된 방의 벽엔 벨기에 화가 제임스 앙소르가 예수를 그린 그림 ‘슬퍼하는 남자’가 걸려있고 거기에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도대체 왜 자신이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갇힌 남자가 15년간 매일 대면하는 충고치고 얼마나 기가 막히는 말인가. 울어도 시원치 않은데 미치기 일보직전인 사람에게 웃으라니. 무지막지한 조롱이다. 그러나 한편..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야." - 영화 에서 김유신 장군이 조카 김법민에게 - 2003년 개봉됐던 ‘황산벌’(DVD·시네마서비스)에서 김유신 장군이 심각한 표정으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고 말할 때, 나는 괜히 반가워 혼자 웃었다. 같은 말을 3년 전 ‘친구’의 투자자인 김동주씨(현 쇼이스트 대표)에게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사석에서 ‘친구’로 성공하기까지 겪은 고생담을 들려주며 “영화제작에 뛰어든 대기업이 망하는 것도 봤고 숱한 사람들이 사라져가는 걸 지켜봐 왔다. 언저리에서 끈질기게 버티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말끝에 종지부를 찍듯 날린 코멘트였다. 그땐 ‘술자리 재담’ 정도로 들었는데 영화 대사에도 쓰이다니…. 아니..
‘오늘’을 사는 당신의 방법은? 아메리탄 뷰티(위), 포스트맨 블루스(아래 왼쪽), 어느 날 그녀에게 생긴 일.‘오늘은 남은 인생의 첫날’이라…. 딱 하루만 빼고 그 말이 사실이지. 죽는 날만 빼고 말이야. - 영화 에서 - 주인공 케빈 스페이시의 냉소적 어투에 실려 전달되긴 했지만, ‘아메리칸 뷰티’(DVD·CJ엔터테인먼트)에 나온 대사 ‘오늘은 남은 인생의 첫날(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your life)’은 좋은 느낌으로 오래 기억되는 말이다. 얼마 전 낡은 수첩을 정리하다 다시 발견한 그 말을 메신저 대화명으로 써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를 본 대화 상대들의 연령별 반응은 이랬다. △43세(남)=정말 좋은 말이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지? 나도 덩달아..
공간의 사회학/당신과 나 사이 ‘거리 방정식’ 《#오전 8시… 출근길 지하철 3호선 오른쪽 옆의 좁은 빈 자리에 양복 차림의 남자가 다가와 비집고 앉는다. 어깨가 닿자마자 슬며시 전해져온 불쾌감은 다리를 떡 벌리고 앉은 그 남자의 왼쪽 허벅지가 닿는 순간 수십 배로 번진다. #낮 12시… 광화문 한 빌딩의 엘리베이터 사람들이 움직일 틈도 없이 빼곡히 들어찬 공간 안에서 최대한 몸을 긴장시켜 다른 사람과 닿지 않으려 애를 쓴다. 층수를 보여주는 문 위의 디지털 표지판, 위쪽의 작은 뉴스 스크린은 정보의 창이라기보다 시선 처리의 어려움을 돕는 도구 같다. #오후 8시… 종로의 영화관 먼저 앉은 사람들이 자리 잡은 방향에 따라 오른쪽 팔걸이에 팔꿈치를 걸친다. 내리 졸던 오른쪽 옆자리 남자가 잠에서 깼는지 왼..
내게 맞는 '1인분'/최적의 1인분을 찾아라 우리가 한 끼에 먹는 1인분의 식사는 '웰빙 라이프'를 꾸려가기에 적정한 것일까. 끼니 때마다 저울로 계량해 먹을 수도 없는 노릇. '적당한' 1인분의 식사란 과연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 걸까. (스타일링=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푸드디자인팀장 강은숙)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웰빙 붐을 타고 '무엇을 먹을까'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얼마나 먹느냐'이다. 지금 우리가 먹는 1인분의 사이즈는 적정한 것일까.》 식생활의 심리를 연구해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폴 로진 교수에 따르면 ‘얼마나 먹느냐’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제공되는 음식의 양’이다. 입맛에 적당히 맞는 음식이 나오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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