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100회 완주 꿈꾸는 철각들… 오늘도 달린다 3일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이 ‘100 고지’ 돌파를 바라며 몸으로 숫자를 만들었다. 오른쪽은 지금까지 3명 나온 100회 주자 중 한 명인 전명환씨. -강병기기자《해도 너무했다. 선수도 아니고 취미로 뛰면서 마라톤 풀코스(42.195km) 100번 완주를 목표로 삼다니. 풀코스 100번은 한반도 삼천리길을 4번 오가는 거리와 엇비슷하다. 100번을 완주하기 위해 훈련하는 연습량까지 합하면 실제 달리는 길이는 배로 늘어난다. ‘100회 마라톤 클럽’은 이렇게 ‘무지막지’한 목표를 존재 이유로 내건 모임이다. 99년 봄 깃발을 올린 지 5년 만인 올해부터 회원들 중 100회 완주자들이 드디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난달 박용각씨..
“난 자유인…날자 날자꾸나” 스카이다이빙카페 '스카이4펀' 회원인 김선규씨(26.가운데)가 미국에서 스카이다이빙 교육을 받으면서 교관들과 함께 점프했다 사진제공 스카이4펀그리스 신화 속의 다이달로스가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든 뒤 그의 아들 이카로스는 너무 높이 날아 올라 죽음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은 여전하다. 새처럼 날고 싶다는 소망이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것은 엔진이 없는 무동력 비행이다. 무동력 비행은 고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으므로 엄밀하게는 ‘비행’이라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직 이를 통해서만 사람들은 감각을 엔진에 빼앗기지 않고 스스로 새가 된다. 지난해 여름 오스트리아 출신 스카이다이버인 펠릭스 바움가르트너는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길이 1.8m의 날개와 낙하산..
아래에 인터뷰한 황경화씨는 이 인터뷰 이후 '황안나'라는 필명으로 책을 냈고 도보 여행을 계속 하고 있다. 65세 황경화씨 국토종단…“아직도 꿈 많은 소녀지요” 지난 달 22일 전남 해남군에서 국토종단여행을 시작하면서 배웅 나온 아들 내외에게 손을 흔드는 황경화씨. 이달 13일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그의 얼굴은 새까맣게 그을리고 신발은 너덜너덜 해졌다. 사진제공 황경화씨 봄바람에 흙먼지가 풀풀 일던 강원 양양군 백두대간 구룡령의 길목. 무거운 다리를 끌고 터벅터벅 걸어 올라가는 그의 앞에 작은 점 하나가 보인다. 점점 확대되어 보이는 얼굴. 남편이다. 혼자 여행한다고 하면 걱정할까봐 단체 여행이라고 ‘거짓말’을 했는데 남편의 얼굴을 보자 반가움 반 걱정 반의 심정이 된다. 새까맣게 그을리..
“비밀을 하나 말해주지. 너의 신전에선 가르쳐주지 않는 비밀을 말이야. 신은 인간을 질투해. 왜냐면 인간은 죽거든. 인간은 죽을 운명이라서 모든게 아름다운 거야. 당신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워.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영화 ‘트로이’에서 아킬레스가 브리세이스에게- ‘트로이’(DVD·워너 브러더스)에서 꽤나 의미심장한 이 대사는 사실 아킬레스의 ‘작업’용 멘트다. 트로이를 침공해 아폴론 신전에서 잡아온 여사제 브리세이스에게 반한 아킬레스는 공포와 분노로 정신을 못 차리던 그녀를 달래며 ‘순간의 아름다움’을 속삭인다. 두 사람의 눈에 전류가 통하는 것도 이 시점부터다. ‘작업’용이니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아킬레스가 ‘지금 이 순간’을 찬양하다니. 이 영화에서 아킬레..
“모든 사람은 섬이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부의 섬들이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섬들은 바다 밑에선 서로 연결돼 있다.” ―영화 가 끝날 무렵 주인공 윌의 내레이션― 영화가 끝날 땐 철이 좀 든 걸까. ‘어바웃 어 보이’(DVD·유니버설)가 시작될 때 윌의 내레이션은 이랬다. “(인간은 섬이 아니라는 말에 대해) 그건 말도 안 된다. 모든 사람은 섬이다. 바야흐로 섬의 시대다. 난 스스로를 꽤 근사한 섬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인간은 섬’이라고 주장하던 38세 바람둥이 독신남의 생각이 ‘섬들이 연결돼 있다’는 결론으로 바뀌게 되는 과정이 이 영화의 전부다. 초반에 윌은 “내겐 그 누구도 의미 없다. 그래서 난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잘난 체’를 ..
-“신발도 없이 어떻게 떠날 건데요?”(제니) -“발이 아프겠지. 아주 많이.”(에드워드) -“여기보다 더 나은 곳도 없소.”(마을주민) -“기대하지 않아요.”(에드워드) ―영화 에서 마을을 떠나는 에드워드와 그를 말리는 주민들의 대화―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피쉬’(DVD·컬럼비아)에서 고향을 떠난 에드워드가 처음 만난 곳은 신발 벗고 퍼질러 앉아 놀기로 작정한 사람들만 모여 사는 듯한 ‘유령마을’이다. 잔디가 융단처럼 깔려 있고 평화로운 이 마을 주민들은 맨발로 노래하고 춤추며 마냥 행복하다. 마을 입구에는 이들이 벗어던진 신발이 주렁주렁 걸린 줄이 드리워져 있다. 어여쁜 소녀 제니는 에드워드의 신발도 벗겨 줄 위에 던져 걸어놓는다. 그냥 머물러도 될 것을…. 하지만 에드워드는 “나는 어디에도 정..
-“복권 당첨자와 전신마비 환자를 관찰한 연구 결과, 닥친 상황은 극과 극인데 6개월이 지난 뒤엔 모두 본래 성격으로 돌아가더래. 명랑한 사람은 장애인이 돼도 명랑하게 살고, 꼬여 있던 인간은 부자가 되어도 뒤틀린 인간으로 살더래.” (제시) -“그럼 난 평생 우울하게 살겠네?”(셀린느) -“당연하지.”(제시) -영화 에서 제시와 셀린느의 대화- 9년 만에 만난 과거의 연인 제시와 셀린느. 그들은 어떻게 됐을까. ‘비포 선셋’(DVD·워너브러더스)은 그들이 ‘어떻게’ 되기 직전에 끝난다. 셀린느는 말로는 제시에게 “이러다 비행기 놓치겠다”고 채근하면서도 유혹하듯 춤을 추고, 제시는 공항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영화는 거기서 끝이다. 하지만 80분 동안의 수다로 드러난 이들의 성격에 사람은 좀처..
"사랑은 모든 걸 이긴다. 시련 뒤에 기쁨이 있고, 신념은 산도 움직인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이 있는 법…. (코웃음을 치며) 흥! 말이야 참 좋지.” ―영화 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에일린의 마지막 내레이션 - 오랫동안 완치되지 않는 질병을 되풀이해 앓는 사람이 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병이 도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안타깝지만 마땅한 위로의 말이 생각나질 않아 “앞으론 괜찮아질 거야”를 반복하던 내게, 그는 “나도 그렇게 생각해”하면서 시니컬하게 덧붙였다. “더 나빠질 수가 없거든. 이제.” 바닥을 쳤으니 올라갈 일만 남지 않았느냐는 말이 입 안에서 맴돌았지만 그냥 삼키고 말았다. 그건 바닥까지 떨어져보지 않은 사람들이나 하는 말일는지도 모른다. 기어 올라가다 몇 번씩 다시 떨어지면 그 바닥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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