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민주화” vs “저작권 침해” 정보 민주화인가, 지식 생태계 파괴인가. 포털 사이트의 도서본문 검색 서비스 강화 움직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출판인회의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이달 말 시행하려던 도서본문 검색 서비스 강화 계획을 유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출협 등은 8월 중 교보문고와 손잡고 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다음에도 같은 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판계가 도서본문 검색 서비스를 문제 삼는 것은 최근 교보문고와 네이버가 이 서비스를 위해 각 출판사와 ‘전송권 이용 계약’을 하면서부터다. 출협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자 현재 출판사별 계약 체결은 중단된 상태다. ▽공짜 독서? 아니면 발견의 수단?=출협 김인호 이사는 “도서본문..
대박 책은 검도 9단…인터넷 검색 빈도 높고 도발적 제목에 눈길 올해 오늘의 작가상 공동수상작인 소설 ‘백수생활백서’의 제목으로 작가는 ‘탐험과 소유’를 생각했다. 철학책 같은 이 제목은 인텔리 백수인 주인공의 특성과 요즘 유행하는 ‘∼백서’류의 제목을 이어 붙여 ‘백수생활백서’로 바뀌었다. ‘백수생활백서’는 ‘백수’나 ‘백서’로 검색해도 인터넷 검색 결과의 윗줄에 뜬다. 신인 작가의 책인데도 출간되자마자 국내 소설분야 베스트셀러 순위 9위에 진입했다. 인터넷 검색이 책 제목도 바꾼다. 찬찬히 오래 읽기보다 빠른 검색의 시대에 간결하고 시선을 붙드는 감각적인 책 제목의 비중은 점점 커져 간다. 인터넷 서점에서 ‘팀장’을 입력하면 가장 먼저 뜨는 책은 ‘팀장 리더십’. 원제는 팀장과 상관없는 ‘The Ev..
점심시간 직후 회사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걸 허겁지겁 뛰어가 간신히 탔다. 한 남자선배가 안에 있다. 태도가 권위적이어서 별로 친하지 않은, 아니 사실 내가 좀 싫어하는 사람이다. 대충 인사하고 문 쪽을 향해 돌아서 있는데, 그가 말을 건다. “당신, 요즘 고생이 많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살짝 웃으며 건성으로 대답한다. “아, 예. 고생은 뭐...곧 끝나겠죠, 이제” 속으로 좀 뭔가 거슬린다. (뭐? 당신? 내가 왜 네 당신이야... 우이씨~) 약간 까칠한 기분... 그 선배가 또 묻는다. “당신, 원래는 딴 거 하지 않았나? 언제부터 당신이 그 일을 맡았나?” 또 건성으로 대답한다. “아, 예. 그쪽 담당이 잠깐 어떻게 되다보니 제가 엉겁결에...어쩌고 저쩌고...(저게 근데 계속 당신이라..
2주 전, 일이 터졌다. 이렇게 커지리라고 생각도 못했다. 호기심에 그냥 한번 두드려본 문이 활짝 열려버렸다. '어디 한번....'정도로 생각하며 터벅터벅 갔던 곳에서 중요한 사람을 만났고, 별 말을 하리라는 기대를 안했던 상대방이 입을 열었고, 한번 손을 담근 일에서 빠져 나오질 못했다. 2주째 매일 밤 1시 이전에 집에 가본 적이 없다. 같이 손을 담근 사람 얼굴을 보니, 잠이 부족해 누렇게 떴다. 내 얼굴도 그렇겠지....ㅠ.ㅠ 토,일요일에도 계속 일하다 겨우 2주째 토요일인 오늘에야 겨우 쉰다. 하루종일 죽은 듯이 자다, 배가 고파 밤늦게 일어났다. 바흐의 파르티타를 듣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것도 있는데...갑자기 서글퍼진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지...... '바람은 딴데서 불어오..
한때는 나도 ‘러너’였다. 3년 전 10km 대회부터 차근차근 도전해 2년 전엔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다. 내 방 책상 옆에는 하프 마라톤 완주 후 받은 금색 메달이 아직도 걸려 있다. 달리기는 내게 특별했다. 맹숭맹숭한 허벅지와 종아리가 근육의 단련을 통해 제법 쉐이프를 갖춰가는 걸 보는 것도 뿌듯했고, 스스로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게 되기도 했다. 잘 달리지는 못하지만, 늘 바깥의 기준에 견주어 나 자신을 평가하는 버릇을 버리고 나는 '나 자신의 최상'이면 된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하기 시작했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 2003년 1월 이전까지, 난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았다. 중고교 시절 800m 오래 달리기 조차 한 번도 완주해본 적이 없다. 그러던 내가 하프 마라톤이라니! 기껏해야 2시간29분 ('러너..
"만약 우리가 지금 만났더라도 친구가 됐을까?” - 영화 에서 프래니가 올리비아에 대해 말하며 - 얼마 전 종종 모임을 갖는 여자친구들 6명과 함께 작심하고 레지던스 한 칸을 빌려 ‘도심 MT’를 간 적이 있다. 미국에서 직장을 갖게 돼 먼 길을 떠나는 친구를 환송하는 자리였다. 모두 6명 중 3명은 싱글, 3명은 아줌마다. 아줌마들은 아이들을 다 남편에게 맡겨놓고 들뜬 기분으로 모임에 왔다. 이런 기회를 갖게 된 데 대해 모두 행복해하면서, 함께 밥 해먹고 술 마시고 그동안 참았던 수다를 마구 떨면서 놀았다. 그렇게 밤을 샐 줄 알았다. 그런데... 아침에 스코어를 확인해보니, 싱글 3명은 모두 새벽 2시 안팎에 나가 떨어졌고, 아줌마 3명이서 새벽 5시까지인가 수다를 떨고 먼저 가야 하는 친구 배웅까..
에릭 호퍼 자서전 (Truth imagined)을 읽다. 평생 떠돌이 노동자로 살았던 미국의 사회철학자. 일곱 살 때 어머니를 잃고 시력도 잃었다. 8년간 실명 상태로 지내다가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한 뒤, 다시 시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독서에 몰두했다고 한다. (시력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면 나같음 책 안읽는다!) 18살 때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떠돌이 노동자로 살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부두노동자로 일하던 1951년, 그의 나이 49세 되던 해에 발표한 대표작 ‘맹신자들’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왼쪽의 표지가 더 나은데 왜 오른쪽처럼 바꿨는지 아리송.....) 부두노동자로, 오렌지 행상으로 또는 일용직 노동자로, 평생을 길 위에서 떠돌면서 살았던 사람. 길 위에서 살았던 사연이..
늘 뭔가 나아지기를 꿈꿨다. 내게 아름다움이란, 머무르지 않는 것, 정체와 반대되는 것, 진보하는 것, 미래와 관계되는 것을 뜻했다. 그런데 살아가는 것도 그러한가....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지긴 커녕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지 않느냐는 초조함을 느낀다. 무엇- 실패든 상처든 나태함이든- 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이 일직선의 과정은 아닐테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같은 기분이다. 벗어났는가 싶으면 어느새 다시 곤두박질치고, 멀리 떠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발 밑을 보면 원점에 돌아와 있다. 나아지고 싶지만 별반 나아진 게 없음을 발견하고 낙담하는 날, 내 눈에 띈 시와 한 마디..... - 다섯 마당 자서전 - (아마 이라는 책에서 읽고 메모해둔 구절.) 1. 길을 걷는다/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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