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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나아진다는 것

sanna 2006. 7. 31. 00:41
늘 뭔가 나아지기를 꿈꿨다.
내게 아름다움이란, 머무르지 않는 것, 정체와 반대되는 것, 진보하는 것, 미래와 관계되는 것을 뜻했다.
그런데 살아가는 것도 그러한가....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지긴 커녕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지 않느냐는 초조함을 느낀다.
무엇- 실패든 상처든 나태함이든- 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이 일직선의 과정은 아닐테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같은 기분이다. 벗어났는가 싶으면 어느새 다시 곤두박질치고, 멀리 떠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발 밑을 보면 원점에 돌아와 있다.
나아지고 싶지만 별반 나아진 게 없음을 발견하고 낙담하는 날, 내 눈에 띈 시와 한 마디.....

- 다섯 마당 자서전 - (아마 <따귀맞은 영혼>이라는 책에서 읽고 메모해둔 구절.)

1. 길을 걷는다/ 보도에 깊은 구멍 하나, 구멍에 빠진다/ 끝장이다, 희망이라곤 없다/ 내 탓은 아니야/ 구멍에서 다시 나올 때까지 시간이 한없이 걸린다.
1. 같은 길을 걷는다/ 보도에 깊은 구멍 하나, 구멍을 못본체 한다/ 또 구멍에 빠진다/ 믿기지가 않는다, 같은 데 또 빠지다니/ 하지만 내 탓은 아니다/ 다시 나올 때까지 여전히 한참 걸린다.
1. 같은 길을 걷는다/ 보도에 깊은 구멍 하나/ 구멍을 본다/ 여전히 구멍에 빠진다....습관적으로/두 눈을 크게 뜨고 본다/ 나는 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당장 구멍에서 나온다.
1. 같은 길을 걷는다/ 보도에 깊은 구멍 하나/ 구멍을 피해 돌아간다.
1. 다른 길로 간다.

그리고,
헝가리의 노작가 산도르 마라이는 <열정>에서 이렇게 말 했다.

"중요한 문제는 결국 전 생애로 대답한다네.
그동안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원칙이나 말을 내세워 변명하고 이런 것들이 과연 중요할까.
결국 모든 것의 끝에 가면 세상이 끈질기게 던지는 질문에 전 생애로 대답하는 법이네.
너는 누구냐, 너는 진정 무엇을 원했느냐,
너는 진정 무엇을 할 수 있었느냐..."


 따귀 맞은 영혼 -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장현숙 옮김
저자는 자신이 전공한 게슈탈트 심리 치료 이론에 입각하여 일상에서 느끼는 좌절감과 우울, 불안감, 분노, 수치심, 소외감 등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으며, 어디서 비롯하고 또한 우리 삶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유언 + 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헝가리의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의 작품 두 권을 함께 묶었다. 사랑, 열정, 기다림이라는 진부한 소재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성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함정인 줄 알면서도 빠질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매혹의 순간. 그러한 감정의 정체에 대해 산도르 마라이만큼 정확하게 묘사해낸 작가도 드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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