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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아아~~
미탄님이 느닷없이 던져주신 폭탄 받았습니다. 게다가 오늘 자정이면 터진다는 시한폭탄!
자정 전에 끌어안고 장렬하게 자폭하려 잽싸게 몸을 던집니다. ^^
폭탄처럼 던져진 질문은 ‘네게 블로그는 무엇이냐’는 것.
제게 블로그란....‘솔로 연습실’입니다.
어쩌다가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됐지만 ‘나’를 주어로 한 글쓰기는 여전히 제겐 낯선 영역입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초반부터 ‘사실이 말하게 하라’를 금과옥조로 삼아 훈련을 받은 터라, ‘나’가 주어인 글쓰기는 일기장과 편지지 밖에선 해선 안 되는 줄로만 알았지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실이 스스로 말하게 하는 ‘객관적 글쓰기’라는 지표가 영 재미없고 의심스러워졌습니다. ‘스스로 말하는 사실’이란 없다는 비밀도 알아차려 버렸지요.
의뭉스럽고 저 혼자선 변변찮은 ‘사실’ 뒤에 숨지 않고 내가 주어일 때 난 세상에 건넬만한 말을 갖고 있는가, 내 말은 남들과 나눌만 한가, 아니 무엇보다 내겐 내 목소리가 과연 있기나 한가….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우연히 블로그를 만났습니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쓸 땐, 솔로로 전향한 뒤 데뷔 무대를 앞두고 연습실에서 목소리를 가다듬는 가수의 심정이었습니다.
내 목소리가 갈라지지 않았을까, 음정은 정확한가, 내 노래가 들을만한 노래인가, 누가 들으러 와주기나 할까, 듣고 나서 괜히 왔다고 후회하지나 않을까….
누가누가 잘 부르나 보려고 이곳저곳을 열심히 쏘다니기도 했지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어느 날 문득, 내 목소리가 갈라지지 않았을까를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는 스스로를 발견했습니다. 노래를 잘하게 되어서가 아니라, 블로그를 통해 목소리가 섞이고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재미에 맛이 들리게 된 거죠. ^^
솔로로서 제 노래는 여전히 시원찮으나, 뜻하지 않은 '섞임'이 가져다 준 재미에 블로그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 목소리’를 갖는 건 여전한 제 과제입니다. 하지만 그 탐색을 이젠 예전처럼 불안하게, 두려운 마음으로가 아니라 즐겁게 놀이하듯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왜냐. 이젠 함께 가는 길벗들이 많으니까요. ^^
(제 맘대로) 그런 길벗 중의 한분이신 inuit 님께 폭탄 돌립니다. 1시간도 채 안남았으니 inuit 님이 받기도 전에 터져 버릴 확률이 높군요.. 어마나....무셔라....^^;
* 위 이미지 출처: www.answ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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