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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분에 넘치는 큰 상을 받았다. 서울 성북구는 2011년부터 해마다 한 책 읽기독서운동을 해왔고 올해 처음으로 비문학 한 책도 선정했는데, 내가 쓴 책 에이징 솔로가 뽑혔다.

행사장인 성북구 꿈빛극장으로 가는 4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깜짝 놀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와서 같이 즐기는 행사였다니.

성북구 한 책은 주민들이 구성한 한 책 추진단1년 가까이 추천 책들을 모아 토론하고 최종 후보들을 좁혀가면서 그중 한 권을 고르는 책이다. 대표 한 책과 어린이 책 외에 올해 시작된 비문학 한 책을 선정하기 위해 추진단은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이라는 주제 하에 이 주제에 맞는 책 125권을 추천받아 그중 4권을 최종 후보로 골랐고, 작가와의 만남, 주민 토론, 투표를 거쳐 내 책을 선택해주셨다. 1년 가까이 토론을 거듭하며 책을 꼼꼼히 읽어주신 주민들이 뽑아주신 거라 인생의 영광이다.

책 선포식 후 기념 공연, 한 책 추진단으로 활동한 사람들의 인터뷰, 축가 등으로 이어지는 행사장에 앉아 있으면서, 이건 뭔가 비현실적일 만큼 대단하잖아! 하는 생각에 내내 마음이 들떴다. 갈수록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든다는데, 도서관 사서님들이 주축이 되어 자리를 깐 축제에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모여 두 시간 가까이 책 이야기를 하고 책을 축하하고 책을 즐거워할 수 있다니! 출판인들은 이 행사에 꼭 한 번씩 와봐야 한다.

비문학 추진단이셨던 분이 오늘 행사에서 한 책 선정을 위한 토론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이 달라도 우리는 서로 대화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글이 길이 되는 경험을 한 사람도 많았다고 하셨다. 결점 많고 허술한 내 글도 골목에서 광장으로 이르는 좁은 길 하나를 만들었다고 인정받은 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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