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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고 하기엔 추운 영하 7도의 날씨이지만 어쨌든 3월이 되었다. 누군가에겐 시작의 달.
대학에 애매하게 한 발 걸치고 있는 내게도 방학이 끝나고 봄 학기가 시작되는 달. 수업계획서를 계속 수정하고 새로 추가한 교재를 뒤적이며 올해 만날 학생들을 상상해보는 중이다.
날이 춥고 바람 소리는 요란해도 봄 기운을 들이고 싶어 하이쿠 달력을 교체.
2월의 하이쿠는 집안을 오가며 눈에 띌 때마다 어쩜 저렇게 절묘한 표현을 했을까 탄복했더랬다.
“별이 날아와
품 속에 들어오는
밤 추위구나”
별이 날아와 품 속에 들어오다니. 겨울 끝자락인 2월 추위의 선득선득하고 차가운 느낌이 곧장 몸에 전달되게 만드는 표현이 아닌지.
2월엔 기온이 높아져 두툼한 패딩을 벗게 됐지만 공기의 찬 기운은 가시질 않고 되레 옷 속까지 스며드는 기분이다. 엄마는 2월에 더 자주 내복을 입게 된다고 했다.
3월의 하이쿠 달력 주제는 벚꽃이라 열자마자 ‘벌써?’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까지의
날은 오늘 버리고
첫 벚꽃"
벚꽃은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니까 이 달에 겪을 사건이긴 하겠지만, 아직은 추워서 실감은 덜한 개화의 예보.
첫 벚꽃을 바라보며 오늘까지의 날은 오늘 버리자고 결심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한 달 간 생각할 하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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