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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빨간 고무공의 법칙

sanna 2006. 12. 17. 00:58

'빨간 고무공의 법칙'
미래도둑님이 블로그에서 극찬 하셨던 것처럼 인상적인 책이다. 난 '올해 최고의 책'으로까진 꼽지 못하겠지만 (^^;), 꽤 인상이 강렬했다.
부피는 얇지만, 던지는 질문의 중량이 만만치 않다. 그리고 나는 답을 제시하는 책보다 질문을 잘 던지는 책이 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30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라 내용 소개는 안하는 게 낫다. 무미건조한 내용소개가 사실 불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들고 읽어봐야 맛을 안다.

여기서는 '빨간 고무공의 법칙' 리뷰 대신 그 책의 맥락과 동일한 다른 이야기를 소개할까 한다.
좋은 자기계발서, 경영서들을 읽다보면 그 내용이 위대한 사상가들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면을 발견할 때가 있다.
길을 제대로만 가면, 모든 철학, 종교, 예술, 살아가는 방법은 결국 한 곳으로 모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 inuit님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말처럼, 자신의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위대한 청소부의 경지는 위대한 예술가, 작가의 경지와 다르지 않다.

내가 경배하는, 틈날 때마다 책을 보고 또 보는 스승은 20세기 최고의 신화해설자인 조지프 캠벨이다. 캠벨이 한 저널리스트와 나눈 대담집인 '신화의 힘'에는 '빨간 고무공' 비스무리한 이야기가 나온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아난다(Ananda)'라는 말은 '천복(天福)' 혹은 '황홀'을 뜻하는 말이다. 이 말을 설명하면서 캠벨은 천복 (위의 책 어법대로 하면 '빨간 고무공') 을 좇아 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러번 강조했다.

그는 행운의 바퀴를 예로 들었다. 바퀴에는 굴대도 있고 바퀴살도 있고 테도 있다. 테를 잡고 있으면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가 있다.
하지만 가운데 굴대를 잡고 있으면 늘 같은 자리, 즉 중심에 있을 수 있다. 이 굴대를 잡는 것이 바로 천복을 좇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그걸 잡을 수 있을까. 우리가 늘상 경험하는 조그만 직관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눈빛이 달라지든 낯빛이 달라지든 흥미와 관심이 이상하게 자꾸 쏠리든...어쨌든 자기 자신밖에 알 도리가 없다. 그걸 잡으면 무엇이 어떻게 될지는 아는 사람도, 가르쳐줄 사람도 없다.

천복, 즉 빨간 고무공은 어렴풋이 알았다 쳐도, 도무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모른다고? 캠벨이 그 답도 이렇게 일러두었다.

"천복을 좇는 순간순간마다 늘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따라다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게는 굳게 믿는 미신이 하나 있습니다. 천복을 좇으면, 나는 창세 때부터 거기에서 날 기다리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입니다. 이걸 알고 있으면 어디에 가든지 자기 천복의 벌판에 사는 사람을 만납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문을 열어줍니다. 그래서 나는 자신있게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천복을 좇되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어도 문은 열릴 것이다."

빨간 고무공의 법칙  케빈 캐롤 지음, 김영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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