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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자기계발서가 1,2위를 차지하는 것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요즘도 '시크릿'과 '이기는 습관'이 번갈아 1위에 오르내리고 있더군요.
자기계발서들이 얄팍하다는 비난을 많이 듣지만, 전 (아닌 척 하면서도) 자기계발서들을 많이 읽는 편입니다. ^^; 대개는 읽을 때 '맞아, 맞아' 하면서도 책을 덮고 나면 방금 읽은 내용이 싸악 휘발돼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참 뻔한 소리들인데 왜 읽을까 후회하기 시작하는 것도 그때부터죠. ^^;
서점을 어슬렁거리다 발견한
‘역설의 심리학’ 은 뻔한 자기계발서들을 호되게 비판하는 심리학자의 책입니다. 저자가 말기암을 극복하면서 겪은 일들을 바탕 삼아 자기계발서들의 주요 레퍼토리들-자아존중감을 가질 것, 희망을 잃지 말 것, 긍정적으로 살 것 등등-이 얼마나 삶의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지를 비판합니다. 그러면서 아래와 같은 조언들을 던져주는군요.


희망을 버려라 = 최악의 시기에 너무 희망적이려고 안간힘을 쓰다간, 즐거움은 오직 미래에 있고 현재는 살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받아들일 위험이 있다.
포기하라 = 무조건적 인내는 때로 영광스러운 어리석음으로 판명나기도 한다. 올바른 도전이란 “붙잡을 때와 놓을 때를 아는 것”이다.

두 번째(세번째 혹은 여섯 번째)로 좋은 것에 만족하라 = 부족한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에 긴장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즐겨라.

비관적이 되라= 약간의 방어적 비관주의는 행복한 삶을 구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사람은 원래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쉽다는 군요. 우리 조상들이 너무 용감했더라면 우린 아마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몰라요..)

자신의 ‘개인적 힘’을 발견하려 들지 마라 = 사실 당신에게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힘이 없다.(흐미~-.-;)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고 주장하는 일을 중단하라 = 말하지 말고 들어라. 부부는 대부분 너무 많은 (결코 ‘너무 적은’이 아니다) 의사소통 때문에 이혼한다. (^^;)

당신은 희생자가 아니다 =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희생자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실제로는 사실이 아니다.

몰입하라 = 당신이 해온 일이 뭐든 상관없으니 자신에게 이득이 될 수 있도록 완전히 몰입하라.

나이를 밝혀라 = 그 어떤 노력도 중력의 힘을 이기지는 못한다. 나이듦을 받아들이고 현재를 즐겨라.

내면의 아이를 키우지 마라 = 그 녀석의 엉덩이를 걷어차라. ‘내면의 어른’을 발견하는 일이 행복을 위해 더 중요하다.

지지 집단을 피하라 = 비슷한 문제를 안고 서로 격려해주는 그룹에 속해 있으면 오히려 파괴적 행동을 지지하고 설명하는 거짓 집단치료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더 이상 적합한 사람을 찾아다니지 마라 = 오히려 자신이 누구에게 적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랑을 받기보다 사랑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가 되도록 노력하라.

조건적으로 사랑하라 = 건강하고 지속적인 사랑은 무조건적이 아니다. 당신을 포함한 어느 누구도 사랑스럽게 행동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

결점을 고치려는 노력을 중단하라= 그 대신 장점을 찾아서 확장시켜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자신의 타고난 기질을 잘 살리는 것이다.


얼마나 동의하시나요?  ^^
저자의 시각은 마틴 셀리그먼의 긍정심리학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요는 자신을 너무 문제 삼지 말고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하라는 거지요.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너무 현실을 속이지 말고 현재 처한 자리에서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라는 것, 자기를 문제삼지 말고 시선을 바깥으로 돌리라는 것.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과도 맥락이 닿아있는 책입니다.
꽤 괜찮은 책인데 글이 매끄럽질 못해 문장이 입 안에 턱턱 걸리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글을 좀 가다듬고 세련된 표지에 제대로 마케팅을 했더라면. 대안적 자기계발서로서 꽤나 주목받았을 듯한 책이더군요. 앗, 또 자기계발서...... -.-;

역설의 심리학 - 익숙한 인생의 가치와 결별하라  폴 페어솔 지음, 전경숙 외 옮김
이른바 '자기치료주의자들'이 책, 잡지, 그리고 TV쇼 등에서 말하는 '사실들'에 대해 과감히 반대하고 비판하고 있는 책. 지은이는 잘 포장된 자기 치료의 신조를 너무 자주 접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다른 데이터들을 가지고 자기치료의 과학적인 근거에 의문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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