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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 듣든말든.”
오전에 띠리릭 날아온 메신저. 다 좋은데 끝의 "듣든말든"은 뭐지? 내가 뭘 잘못했나?
왜 그러느냐 물었더니 며칠 전에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내가 씹었단다. 난 받은 기억이 없다.
뭔가 착오다, 내가 메시지를 씹을 이유가 뭐가 있겠냐고 달랬더니, 분이 좀 풀리는지 대뜸 상대방이 말했다.
“몰라! 얼마나 약이 올랐는데!”
달래면서도 한편으로 드는 생각.
대답을 듣고 싶었다면 왜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마는 거지? 내가 안 보면 어쩌려고?
들을 사람이 건너편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노크는 괜히 하고, ‘여보세요’하고 괜히 부르느냔 말이다.
# 오후
매주 정기적으로 하는 모임이 있다.
의도하지 않게 내가 좌장(?!)이며 가급적 ‘필참’을 요구하는 모임이다.
참석이 어려우면 미리 말해달라고 이야기한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 말을 (더군다나 나처럼 성질 더러운 사람에게) 하는 게 불편하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그렇지. ‘늦게 일정이 있어 참석 어려울 것같습니다’, 이런 말을 왜 문자로 띡 보내고 말까?
쪼잔한 나는 이런 문자 받으면 화가 난다.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모임 총무한테 불참 통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에게 꼭 전달되어야 하고, 더군다나 양해를 구해야 하는 사안이라면
직접 이야기를 ‘주고받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일방적인 메신저, 문자메시지로 나는 할 말을 다 했다고,
그러니 대답이 없거나 양해를 못하는 건 다 네 책임이라고 상대에게 떠넘기는
일방통행식 의사소통 (이건 소통도 아니다. 통보다)이 나는 어이없다.
오늘 모임에서 그러지 말라고 뭐라 했더니, 참석자 중 한 명이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바쁘실 것 같아서….”
참 별 걱정도 다 하신다. 바쁘면 내가 알아서 전화 안받는다.
제발 혼잣말만 하고 ‘말 다했다’ 하지 좀 말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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