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는 행복하다. [ ]가 있으니까”를 쓰는 이 릴레이, 구월산님께 넘겨받은지도 한참인데 마감시간 30여분 남겨놓고 이제사 부랴부랴 씁니다. 이 초치기 버릇을 어찌할꼬.... 굳이 이유를 대자면, 변명이긴 하지만 두 건의 출장을 앞두고 정말 심하게 바쁩니다. 지금도 밤을 꼬박 새워야 할 처지. ㅠ.ㅠ

더군다나 뭐라 대답할지도 난감한 질문이구요. 한참 전,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서 이 릴레이를 봤을 때, 무심코 혼자 이렇게 중얼거린 적이 있어요.


‘나는 행복하다. 행복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니까.’


블로그가 워낙 썰렁해 릴레이 바통이 제게 오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숙제를 받아 안고 나니 이런 제 생각이 이전 주자인 구월산님의 답과 비슷하네요. 이런....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난기 어린 생각을 가벼운 기분으로 씁니다. 제가 행복한 이유를 찾느라 불행해지고 싶지 않거든요. ^^; 그래서 제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행복하다. [책과 술]이 있으니까.


음….이거 뭐 고주망태 술꾼으로 비치기 딱 좋은 대답이겠으나 @.@, 알콜의존증 환자는 아니니 오해마시길~^^; 생각해보니 혼자 있을 때 가장 좋아하는 일이 책 읽는 일이고, 여럿이 있을 때 가장 즐기는 일이 술 한 잔이더군요. 

사실 책과 술, 둘 다 제가 존중하는 대상은 아닙니다. 되려 함부로 대하지요. 책에 지저분하게 메모하고 아무데나 찢는데다 소유욕도 별로 없어서 남에게 쉽게 주거나 곧잘 팔아버립니다. 술도 마찬가지. 딱히 선호하는 주종도 없고 아무거나 마시는 잡주성인 탓에 품질을 따지며 와인 등의 이름을 줄줄 꿰는 사람들 보면 신기하기만 해요. 

그러고보면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책과 술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들이 매개해주는 그 너머의 세계인 듯하네요. 책 읽기를 통해 사람, 세상을 읽고 궁극적으로는 스스로를 읽습니다. 또한 술 한 잔을 통해 엄청나게 크게 느껴졌던 일이 사실은 사소하기 짝이 없다는 위안을 주고받고, 가끔 주접도 떨면서(^^) 관계에 적당한 온기와 밀도를 부여하게 되지요. 이건 커피 한 잔이 비할 바가 못됩니다. 


이 릴레이는 inuit -> 유정식->리승환->구월산 님을 거쳐 제게로 왔습니다. 종료 시간이 코앞인 탓에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길 순 없고, 뜻하지 않게 제가 릴레이 '종결자'가 되었네요. 에궁~ 조금 일찍 했더라면 더 이어나갈 수 있었을텐데, 이렇게 허접한 제 이야기에서 릴레이의 한 갈래가 끝을 맺다니 앞선 주자들께 미안합니다.

 

규칙


1. '난 행복하다. [ ]가 있으니까.'의 빈칸을 하나의 명사로 채우고, 다섯 줄 이내로 보강 설명을 주세요. 

 평범한 답은 쓰지 말고, 거창한 답도 쓰지 말고 자기만의 작고 소중하며 독특한 행복요소를 적으시기 바랍니다. (금칙어: 가족, 건강 등)

2. 앞선 주자의 이름을 순서대로 써 주세요.

3. 다음 주자로 두 분의 블로거를 지정해주시고, 글을 부탁드립니다.

4. 규칙을 복사합니다.

5. 이 릴레이는 1월 31일 11:59분에 마감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을 참조 바랍니다.

'그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멍때리는 시간이 필요해  (8) 2011.11.02
간만의 잡담  (2) 2011.10.28
20일만에 2천만원!  (2) 2011.08.16
최선을 다해 기억하기  (16) 2010.12.21
NGO가 코카콜라로부터 배울 것  (4) 2010.12.08
설득의 심리학 워크샵 후기  (15) 2010.07.19
늦깎이 학생의 늦은 오후  (22) 2010.06.16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