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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글을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른 공간에 자동으로 보내는 기능을 전부 껐다.
할 말이 없어서 신문 칼럼도 그만둔 처지에, 블로그에 끼적일 낙서가 여기저기 나발 불만한 것도 아니고...
페북과 트윗도 시들해졌는데, 요즘은 블로그가 사양길이라 되레 잘 되었다.
여기서 한갓지게 노닥거려야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위기감이, 빨간 경고등이 윙윙 돌아가듯 맘 속에 며칠 내리 깜빡 거렸다.
멍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 것도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고, 혼자서 가만 있을 시간.
여백과 쉼표가 없으니, 숨이 막힐 거 같다.
최근에 일이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수준으로 넘쳐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는데,
일의 물리적 양이 아니라 범위와 모드 전환의 문제 때문이다.
크지 않은 단체에서 일하는 데도 다루는 범위가 넓은 탓에, 아동 인권 정책, 법 개정 관련 의견서 등을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공부해서 마치고 나면 곧바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에서 보건 분야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의견서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
물론 혼자 하는 일은 아니지만, 각각 한 명의 전문가 몫으로도 넘치는 주제를 무슨 수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고 앉았는지 가끔 생각하면 좀 어이 없다.
무엇보다 하나의 모드에서 다른 모드로 전환이 쉽지 않은데 그걸 억지로 신속하게 해야 하는 게 가장 괴롭다. 사람이, 누르면 누르는 대로 나오는 자동판매기도 아니고...
일단 소소한 조치로, 쉴 틈 없이 입력되는 온갖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앱을 스마트폰에서 삭제했고 (도대체 이눔의 앱을 몇번씩 깔았다가 지웠다가 하는 건지, 원...;;;)
집과 사무실의 컴퓨터에서도 망할(!) SNS를 즐겨찾기에서 다 지워버렸다.
운동하자고 일부러 결심한 것도 아닌데 몸이 먼저 알아서 신선한 공기를 갈급하게 찾는 바람에, 마치 누군가에게 이끌려가기라도 한 양 사무실 코앞의 한강시민공원을 매일 조금씩 짬을 내어 걷기 시작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다급한대로 숨통을 틔울 방법을 그렇게 찾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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