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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인, 딱 이 느낌으로 '봄이라고 하자'도 하나 써주었으면 좋겠다.
며칠전에 핀 목련이 벌써 꽃잎을 흩뿌리며 수런대는 봄밤. 다 사라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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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고 하자/ 민구 지음

그는 성벽을 뛰어넘어 공주의

복사꽃 치마를 벗긴 전공으로

계곡타임즈 1면에 대서특필됐다

도화국 왕은 그녀를 밖으로 내쫓고

문을 내걸었다 지나가던 삼신할미가

밭에 고추를 매달아놓으니

저 복숭아는 그럼 누구의 아이냐?

옥수수들이 수군대는 거였다


어제는 감나무 은행이 털렸다

목격자인 도랑의 증언에 의하면

어제까지는 기억이 났는데 원래,

기억이란 게 하루 사이에 흘러가기도 하는 거

아니냐며, 조사 나온 잠자리에게 도리어

씩씩 대는 거였다


룸살롱의 장미가 봤다고 하고

꼿꼿하게 고개 든 벼를 노려봤다던,

대장간의 도끼가 당장 겨뤄보고 싶다는,

이 사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버스 오기 전에

몽타주를 그려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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