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오피니언사이트 훅에 실린 글 입니다 (훅 바로가기) * * * 최근 ‘기부 서약(Giving Pledge)’운동을 시작한 미국 갑부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 부부에 대한 칭찬이 국내에서도 자자했다. 미국의 억만장자들에게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자고 권유하는 운동을 일으킨 ‘착한 부자’들에 대한 놀라움과 부러움이 앞섰고, 한국 부자들은 뭐하느냐는 질책이 뒤따랐다. 어느 신문 사설은 “미국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도록 도움으로써 자기가 사는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지혜를 발휘해왔다”면서 ‘기부 서약’을 체제수호 운동으로 해석하는 기발한 창의력을 ‘발휘’했다. 착한 부자라는 칭찬이나 체제수호에 앞장서는 애국적 부자라는 칭찬이나 그 전제는 이들의 기부가 이기심을 초월하는 이타적 행위라는 것이다..
하나의 주제로 잡지 한 권을 꾸미는 독특한 계간지 [1/n]의 여름호 주제는 '환승'입니다. 비행기나 버스를 갈아타듯 삶의 방향을 바꾼 사람들을 주제로 한 권을 꾸몄는데요. 전체 책의 구성과 디자인이 재미있네요. 각 꼭지 글들도 좋습니다. 방금 전에 손에 든 잡지를 밑줄 그어가며 읽었어요. (위 그림을 클릭하면 인터넷 서점에서 목차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버스 터미널에서'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답니다. * * * * * 버스 터미널에서 얼마 전 나는 17년 넘게 타고 있던 버스에서 내렸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었지만 불안했다. 이 장거리 여행길에, 갈아 탈 버스가 있기나 할까……. 하지만 이대로 더는 가고 싶지 않아서 큰 숨을 들이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상했던 대로 내가 탈 버스..
- 머리는 몽롱하고 제정신이 아닌데, 도대체 왜 깨어 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뭘 하는 것도 아니고, 잠 못 들 고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걍 잠이 안와서 2시간 넘게 멀뚱멀뚱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 뭘 잘못 먹었나....이 상태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니 끔찍.....ㅠ.ㅠ - 잠은 안오는데 할 일은 없고, 읽어야 할 책을 펼쳤는데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그래서 그냥 이 책 저 책 뒤적이다가, - 이런 구절을 읽다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나는 가끔은 뒤를 돌아봐 착각은 하지 마 지나온 길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야 나도 이유 없이 비장해지고 싶을 때가 있어 생이 비장해보이지 않는다면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온몸이 데는 생의 열망으로 타오르겠어" - 캬~ 간지 난다! 엄청 가오잡..
"시를 쓴 사람은 양미자 씨밖에 없네요." - 영화 '시'에서 창작을 가르치던 김용탁 시인이 -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심야 극장에서 보다. 관객이 채 10명도 안되었는데, 엔딩 크레딧에서 덮칠 듯 밀려오던 물소리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서는 사람이 없었다. 감정을 자극하는 배경음악 한 소절 없는데도 감정을 압도하는 영화, 주인공 양미자(윤정희)가 몸으로 써낸 시의 처절함, 아름다움, 그 매서운 윤리적 질문 때문에 가볍게 툭툭 털어버릴 수 없는 영화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자꾸 생각하게 만들고 무언가를 말하고 싶게 만든다. 뭔가 써보려고 꼼지락거렸지만....걍 포기하고 '시'에 관한 글들을 찾아 읽다가 가장 공감가는 글을 발견. 문학평론가 신형철씨가 한겨레21에 쓴 글. 시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중 가장 좋아하는 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반복해서 DVD로 보곤 하는데, 볼 때마다 새롭다. 내가 건망증이 심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조지프 캠벨 말마따나 나이를 먹을수록 신화가 점점 수다스럽게 말을 걸어오기 때문인지 모를 일... 한두번 본 것도 아닌데 어린 소녀가 유바바의 온천장에서 통과의례와도 같은 고생을 치른 뒤 하쿠와 부모를 구하고 성큼 자란 모습으로 터널을 빠져 나가는 걸 볼 때마다 울컥해진다. 모든 훌륭한 이야기들이 그렇듯 '센과 치히로'역시 보는 사람 자신에 대해 말해주는 여러 겹의 신화같다. 오늘은 갑자기 주제곡 '언제나 몇번이라도'를 오카리나로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 DVD를 조금 보다 말고 주제곡을 들으러 유튜브에 갔는데, 원래 가수가..
잔인했던 5월. 벌써 1년.... 지난해 이맘 때, 유난히 죽음의 소식이 잇따랐다. 모두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계속 생기냐"며 불안한 안부를 주고 받을 만큼....병마와 싸워 이겨주기를 바랐던 장영희 교수부터, 친구였던 영화사 아침 대표 정승혜씨, 그리고 지난 해 오늘, 도무지 현실이라고 믿겨지지 않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까지... 눈에 핏발이 선 채 밤을 꼬박 새운 날도 부지기수고, 울음을 터뜨리며 시멘트 바닥에 주저앉는 바람에 꼬리뼈가 부러지는 황당한 해프닝도 있었다. 그리고 한 달 뒤 인생의 방향을 트는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일련의 죽음들이 던진 질문의 영향도 컸다. 맥락은 모두 달랐지만 급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들은, 가능하면 외면하고 싶었던 질문과 대면하게 했다. 너는 어떻게 살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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