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위(왼쪽)와 리밍 주연의 '첨밀밀'. -동아일보 자료사진-“사람에겐 이상이 있어야 해”(이교·장만위)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여소군·리밍) -“너는 돈을 벌어 애인을 홍콩으로 데려오는 게 이상이잖아”(이교) -“그런 것도 이상인가?”(여소군) -“그럼. 단지 작을 뿐이지”(이교) - 영화 에서 - 언제 봐도 똑같은 영화가 있는 반면 볼 때마다 달라지는 영화가 있다. 후자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보는 이와 교감할 게 풍부하다는 증거일 테니까. 내겐 ‘첨밀밀’(DVD·리스비젼 엔터테인먼트)이 그런 영화다. 처음엔 애잔한 사랑 이야기로 보였다. 10년을 두고 이어졌다가 끊겼다가 결국 맺어지는 두 사람. 저런 걸 두고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하는가보다 싶었다. 두 번째 볼 땐 인연에 대해 ..
동아일보 자료사진“사람들은 항상 앞만 보고 뒤를 못보니까 반밖에 모르잖아요. 나머지 반을 보여주려고요.” ―영화 에서 양양이 아빠에게 - 대만 소년 양양이 영화 ‘하나 그리고 둘’(DVD·스타맥스)에서 카메라를 갖고 놀며 찍은 사진들은 죄다 뒷모습이다. 어른들이 어리둥절해 하자 양양은 “나머지 반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꼬마 철학자 같은 대답을 들려준다. 소년의 이 조숙한 신념은 학교에서 부당하게 혼이 난 ‘아픔’에서 비롯됐다. 그저 풍선을 갖고 놀았을 뿐인데 남의 고자질만 믿는 선생에게 “콘돔을 내놓으라”고 혼난 뒤부터, 양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건 믿지 않는’ 어른들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양양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토커’(DVD·20세기폭스)의 싸이는 보이는 것만 믿다가 비극을 맞게 된 어른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조금 상처를 입었다고 해서 인생을 포기해서는 안 되잖아요(You don'throw away a whole life just ’cause he’s banged up a little)” ―영화 에서 말 조련사 톰 스미스가- 말이건 사람이건 최선을 다해 한계를 극복하는 ‘인생역전’ 스토리는 늘 감동적이다. 영화 ‘씨비스킷’(DVD·브에나비스타)은 1930년대 미국에서 실제로 신화가 됐던 경주마(馬)의 이야기다. 씨비스킷은 체구가 또래 말들의 절반에 불과한 데다 다리가 굽고 성질까지 사나워 구제불능으로 낙인찍힌 말이었다. 하지만 그를 알아봐 준 조련사, 기수를 만나 각종 경마대회를 휩쓸고 대공황에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을 되찾아줬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은 일본에도 실제로 있다. 일본의 하..
동아일보 자료사진“이건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야. 해야 하는 일이라서 하는 거야.” - 영화 에서 기자인 베로니카가 남편에게 - 마약 밀매조직의 배후를 추적하는 취재 도중 괴한의 습격으로 총상을 입고, 밀매조직의 보스를 인터뷰하러 갔다가 죽도록 두들겨 맞았다. 기사를 쓰면 아들을 납치하겠다는 협박을 받아도 집요한 추적을 멈추지 않았던 기자. 그만하면 됐다고, 말리고 싶을 정도다. ‘베로니카 게린’(DVD·브에나비스타)은 1996년 아일랜드 더블린의 마약 조직을 폭로하는 기사를 썼다가 살해당한 신문기자 베로니카 게린의 실제 삶을 다룬 영화다. 그가 뭔가에 홀린 듯 사지에 뛰어드는 걸 보면 때론 영웅심에 들떠 물불 안 가리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그를 ‘해야 하는 일’에 돌진..
동아일보 자료사진“담배 연기의 무게를 재는 것은 영혼의 무게를 재는 것과도 같아. 먼저 피우지 않은 담배의 무게를 저울에 잰다네. 그리고는 그 담배를 피우면서 저울에 재를 털고 다 피운 꽁초도 올려놓은 뒤 다시 무게를 재는 거야. 처음 무게와의 차이가 바로 연기의 무게라네.” - 영화 ‘스모크>(비디오·SKC)에서 폴이 오기 렌에게 - 소설가 폴이 뉴욕 브루클린의 담배가게 주인 오기 렌에게 ‘영국에 담배를 들여온 월터 롤리 경이 엘리자베스 여왕과 벌인 금화 내기의 주제였다’고 하면서 들려주는 일화다. 쓸데없는 일에 관심이 많은 내 친구 하나는 이걸 직접 실험해 보기도 했다. 그의 연구결과 보고는 “눈금이 꿈쩍도 않던데”였다. 드높은 지적 호기심을 뒷받침할 장비가 부족한 탓이다. 측량 단위가 kg과 g만 ..
동아일보 자료사진 “그녀는 요리를 일종의 사랑의 행위로 바꾸었어요. 육체적 욕구와 정신적 희열 사이의 경계를 느낄 수 없는 고귀한 사랑 말이죠. 우리가 지금 먹는 요리는 그에 뒤지지 않아요.” - 영화 에서 로렌조 장군이 파리 고급 레스토랑의 여자 요리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 덴마크의 우중충한 어촌을 오랜만에 다시 찾은 로렌조 장군은 초라한 집의 식탁에 둘러앉은 마을 사람들을 두고 일찍이 “죽에 소금도 안 치는 종교적 우울증 환자들”이라고 촌평한 적이 있다. 이들은 장군이 말한 바로 그 여자 요리사, 바베트로부터 프랑스식 만찬을 대접받는 중이다. 바베트는 “음식에 대한 생각을 거부해야 맑은 정신으로 살 수 있다”고 믿는 금욕주의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까. 오래된 영화 ‘바베트의 만찬’(DVD·에이..
동아일보 자료사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모나리자’를 앞에 놓고) 보세요. 그녀는 웃고 있어요. 그녀는 행복할까요? 행복해 보이기만 하면 그걸로 된 건가요? 보이는 게 다 진실은 아니에요.” ―영화 에서 이혼의 위기에 처한 베티가 엄마에게- 여성판 ‘죽은 시인의 사회’ 격인 ‘모나리자 스마일’(DVD·컬럼비아)은 기대와 달리 메시지가 전면에 앞서고 드라마는 메말라 서걱대는 영화였다. 심드렁하게 DVD를 보다가 ‘모나리자’의 미소를 빗대 엄마에게 자신의 불행을 알리려 애쓰던 베티의 말을 듣는 순간, 좀 이상했다. 나는 ‘모나리자’가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미적 수준이 낮은 내 눈엔, 눈썹도 없는 모나리자의 미소가 좀 괴상하기도 했고 어떨 땐 슬퍼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아무런 희망이나 조건 없이 그냥 말할게요. 내게 당신은 완벽해요. 가슴이 아파도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당신이 이렇게 될 때까지...(미라 그림을 보여준다)" -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마크가 친구의 아내인 줄리엣에게 - 미련한 녀석 같으니. 뭘 어쩌겠다고…. 영국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짝사랑하던 친구의 아내를 찾아가 말도 못하고 사랑 고백을 적은 도화지를 한 장씩 보여주던 마크가 못내 안쓰러웠다. ‘에라, 이 바보야’하고 마음속으로 그를 쥐어박았지만,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면이 없는 건 아니다. 하긴,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저렇게 해야 할 때가 있긴 있다. 어쨌든 마크는 줄리엣의 키스나마 얻었으니.... 그러고 보니 ‘러브 액츄얼리’는 고백의 아름다움을 설파하는 영화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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