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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밑줄긋기

취생몽사

sanna 2008. 1. 15. 22:56


“‘동사서독’의 구양봉은 떠돌아다녀도 유목민이 아닙니다. 상처에 매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없는 사람, 상처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사람은 아무리 떠돌아다녀도 유목민이 아닙니다. 유목민과, 다 쓴 땅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이주민을 혼동해선 곤란합니다. 오히려 유목민은 사막이나 초원처럼 불모의 땅이 된 곳에 달라붙어 거기서 살아가는 법을 창안하는 사람들입니다. 유목민은 떠나는 자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새로운 것을 창안하고 창조하는 자입니다.”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채널예스에 실린 이진경 씨 인터뷰 를 읽다가 위의 대목에서 흠칫하다.

마시면 과거를 모두 잊는다는 술 ‘취생몽사’도 구양봉에겐 농담에 지나지 않았다. 잊으려 할수록 더욱 생각날 뿐….
과거에 붙들린 정주민의 정신인 채 다만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해 이주민으로 떠돌던 시간. 그런데도 계속 유목하고 있다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살아온 것은 아닐까. ...그런데 도대체 언제까지 술독에 빠져 있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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