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3일간 친구들과 제주 여행. 강정마을을 함께 다녀오고, 올레길 20코스를 함께 걷고, 용눈이오름, 섭지코지, 두모악 갤러리, 거문오름, 곶자왈 숲길, 사려니숲길을 돌아다니고, 함께 사우나를 하고, 흑돼지구이의 맛에 감탄했던 여행. 열아홉 살 때 만나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들이다. 트렌드에 발맞춰 살아가는 데에는 영 관심 없는 아이들이라, 그 흔한 트위터, 페이스북 하는 애들도 없다. 얘네들과 함께 있으면 트위터도 블로그도 하고, 한참 전 탈퇴해버렸지만 페이스북도 했었고, 이메일도 자주 체크하는 내가 엄청나게 디지털 문화에 빠삭한 사람이라도 된 듯한 기분. 끼리끼리 논다고, 죄다 나처럼 무뚝뚝하고, 살가운 감정 표현 같은 거 없고, 심지어 이메일이나 문자에 답신도 거의 안해서 가끔 울화통이 터..
휴대폰 사진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글.두어 달 전 성당에 갔다가 매일미사 책에서 보고 사진을 찍어두었던 걸, 잊고 있었다.그리운 바르나바를 위하여.... 6월 11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바르나바 성인은 키프로스의 레위 지파 출신으로, '바르나바'는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이다.성인의 본 이름은 요셉이며 (사도 4.36 참조) 마르코 성인의 사촌이다 (콜로 4.10 참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사도 11.24)으로 칭송받는 바르나바 사도는 유다교에서 개종한 뒤 자신의 재산을 팔아 초대 교회 공동체에 바치고 다른 사도들과 함께 열성적으로 선교하였다. 전승에 따르면, 성인은 60년 무렵 키프로스의 살라미스에서 순교하였다.
" 시간의 사용을 기록하게 한 결과,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실제로 시간을 사용하면서 기록한 내용이 일치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대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그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마음먹은 일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는 늘 무의식적으로 그런 일들이 자기가 실제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과업들인 양 느끼고 있었을 뿐이다. 실제 기록에 따르면,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독촉자 노릇을 하는 데에 사용했다. 시간의 사용에 대해서는 기억보다는 기록을 신뢰해야 한다. " - 피터 드러커 '프로페셔널의 조건' 에서 - 시간 사용에 대해선 기억보다 기록을 신뢰해야 한다는 드러커의 말을 오늘 절감하다. 아이폰에 pomodoro 앱을 다운받아서 써보다가, 시간 사용..
통영 초등학생 사망과 관련, 오늘 아침자 한겨레신문에 글을 썼는데 "비극을 막을 아동보호체계'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신문에 실린 글을 보니 정리가 잘 안 된 느낌...ㅠ 말하고 싶었던 요지는 대도시가 아니라 읍 단위의 시골에 사는 아이들, 절대빈곤상태인 기초생활수급자엔 포함되지 않지만 여전히 가난하고 방치된 아이들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데, 왜 그런가, 뭐 그런 거였는데...쓰다보니 괜히 열이 막 올라서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 좌우간, 정부나 국회나 언론의 누군가는 개탄만 하지 말고, 전국 단위의 거시적 대책만 말하지 말고, 그 마을에 가서 주민들과 학교 교사들, 아이들을 꼼꼼히 조사해서 어느 단계에서 막을 수 있었는데 왜 안되었는지를 조사했음 좋겠다. 그런 디테일 없인..
등산일지,라고 쓰고 보니 좀 객쩍다. 뭐 얼마나 등산을 자주 다니겠다고....;;; 어쩌다 한 번이 되더라도 산에 다녀온 기록을 남겨두려고 한다. 내겐 나름의 '전지훈련'이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엉겁결에 연말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가기로 덜커덕 약속을 해버린 탓이다. 살아있는 동안 해보고 싶은 일을 적어둔 내 bucket list 가 있는데, 히말라야 트레킹도 그 중의 하나다. 사실 2007년 신문사 휴직했을 때 가려고 비행기 표 예약까지 해두었다가, 갑작스레 가족의 상을 당해 좌절됐던 꿈이다. 그러다 얼마 전, 대학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다른 친구를 만나 히말라야 트레킹 계획을 듣는 순간 귀가 번쩍 뜨였다. 이 친구는 지난해 뇌수막염으로 두 달간 병원에 입원하면서 사경을 헤맸다. 퇴원 이후 회복을 위해..
6월말, 앙코르와트로 이른 휴가를 다녀왔다. 무엇을 봤는지 벌써 가물가물하다. 사실 ‘구경’한 게 없어서 더 그럴 것이다. 관광 비수기에 우기라서 앙코르의 거대한 폐허는 가끔 적막했다. 무너진 사원의 고요한 그늘에 오래 앉아 있었고 이런 순간들이 좋았다. 앙코르톰 연못가 고목나무 아래 앉아 수첩에 잡생각을 끼적이던 오후, 텅 빈 사원의 반질반질한 돌 위에 앉아 졸던 기억, 폭우가 퍼붓는 광경, 툭툭을 타고 앙코르와트와 앙코르톰 사이의 오래된 길을 달릴 때 머릿속까지 시원해지던 바람의 느낌, 나를 만나러 6시간 버스를 타고 그곳까지 온 후배와 나눈 잡담, 함께 바라본 빗줄기, 함께 들은 리히터의 음악, 함께 마신 레몬 맛 칵테일. 뭐 그런 것들. 참 좋았던 순간들,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순간들. ‘행복’이..
몇 달 간 번역하고 해설을 쓴 책 "푸른 눈, 갈색 눈- 세상을 놀라게 한 차별 수업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 표지 예쁘죠? 이 책은 1960년대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실시한 차별 실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꽤 유명한 실험이고 제가 예전에 칼럼에서 소개하기도 했었죠. 오래 전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왜 지금 하느냐를 설명하기 위해 무려 30페이지가 넘는 옮긴이 후기와 해설을 썼습니다. 성인들 중 특히 학교 선생님들이 이 책을 많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다문화에 대해 생각하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된 과정을 간단히 적은 해설의 도입 부분만 아래 붙입니다. * * * * * - 옮긴이 후기와 해설 지금 당신의 손에 이 책이 들려 있게 된 사연은 열한 살 소녀가 서툰 솜씨로 그린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되었다..
국제개발NGO에서 일하면서 난감할 때는, 잘 알지 못하는 추상적이고 큰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경우다. 정책, 옹호, 뭐 그런 걸 맡다 보니, 억지로 공부해서라도 그런 '큰 이야기'를 종종 해야 한다. 그럴 때 기분은 꼭 두메산골에서 고추아가씨로 뽑혀놓고 수상 소감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겠어요”라고 말하는 듯 스스로도 어처구니 없다. 지난 주 목요일 열린 “글로벌 식량위기와 영양실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G20 정상회의에 즈음한 시민사회의 제안” 포럼을 준비할 때도 그랬다. 내키진 않지만 해야 하는 '큰 이야기'를 위한 자리라고 여겼고 탈없이 치러내기만 바랐다. 발표할 토론문부터 보도자료, 포럼 결과에 근거한 대정부 제안서 초안 등을 전부 맡아 쓰면서도, 내가 고른 말들을 왜 하는지에 나 스스로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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