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을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른 공간에 자동으로 보내는 기능을 전부 껐다. 할 말이 없어서 신문 칼럼도 그만둔 처지에, 블로그에 끼적일 낙서가 여기저기 나발 불만한 것도 아니고... 페북과 트윗도 시들해졌는데, 요즘은 블로그가 사양길이라 되레 잘 되었다. 여기서 한갓지게 노닥거려야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위기감이, 빨간 경고등이 윙윙 돌아가듯 맘 속에 며칠 내리 깜빡 거렸다. 이게 뭘까 한참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 멍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 것도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고, 혼자서 가만 있을 시간. 여백과 쉼표가 없으니, 숨이 막힐 거 같다. 최근에 일이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수준으로 넘쳐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는데, 일의 물리적 양이 아니라 범위와 모드 전환의 문제 때문이다. ..
아래 글을 끝으로, 내일신문에 한 달에 한 번씩 쓰던 칼럼을 그만뒀다.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고, 내가 하는 말은 어디까지가 남의 말이고 어디부터가 내 말인지 스스로를 의심하는 버릇이 몹시 피곤해서다. 한 달에 한 번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예전엔 거의 매일 쓰는 일을 어찌 했는지 모르겠다. 확실히 직업적 관성, 일상의 의무가 열망보다 무섭다는 생각..... 뭔가를 정기적으로 쓰는 건, 하고 싶은 말이 생길 때,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 때 다시 생각해보기로. 다만, 어떤 소망 하나에서 이렇게 멀어져 가도 괜찮은 걸까, 하는 미진한 마음. 사실 괜찮지 않을 것도 없지만....뭔가 허전한 기분. 좀 가벼워지면 달라질 수 있으려나...
공포 영화를 방불케 하는 ‘도가니’ 상영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정부 여당의 대책이 쏟아진다. 가해자 처벌 강화, 법인 취소 방침 등의 대책 발표가 잇따르고, 4년 전 “사회주의적”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공익이사제 도입도 실현될 태세다. 잇따른 대책들을 지켜보다 의문이 생겼다. 가령 지금 거론되는 대책들이 이미 다 있다고 가정한다면 ‘도가니’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까? ‘그렇다’라는 대답이 선뜻 나오질 않는다. ‘도가니’의 아이들은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아동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장애아동은 폭력의 피해자가 될 확률이 일반 아동보다 4~5배 높다. 게다가 시설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성적 학대를 당할 확률은 일반 아동보다 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두 경우가 결합되었으니 ..
나는 배웠다 저자 미상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나는 배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 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함을 나는 배웠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국제구호단체에서 일하다 보니 세계 곳곳의 재난, 위기로 인해 아이들이 곤경에 빠진 상황을 알리는 이메일을 수시로 받는다. 그런 소식을 거의 매일 듣다 보면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느낌에 빠질 때가 있다. 동아프리카를 휩쓴 최악의 식량위기로 케냐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에서는 긴급구호가 필요한 사람이 1천2백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기아와 물 부족 상태에 시달리고, 중증영양실조로 케냐의 다답 난민캠프 보건시설에 들어온 아이만 해도 올 들어 1만3천명이 넘는다. 위기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정부와 국제원조기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그런가하면 파키스탄과 인도, 방글라데시에서는 대규모 홍수의 여파로, 리비아에서는 내전의 영향으로 집과 가족을 잃고 떠도는 아이..
8월말 서울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어머니가 참여한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타국에 사는 가족에게도 사진을 보여줄 겸 전시회 열리기 전에 블로그에 띄워야지 생각했는데... 게으른 딸년은 무려 한 달 가까이 지난 이제야 쓴다. -.-;;; 어머니한테는 사진을 배우는 대학의 평생교육원 복도에 전시한 것 이외에 화랑에서 제대로 열린 첫 번째 전시회였다. 사진을 가르치는 교수가 이끈 베이징 촬영여행을 토대로 열렸고 전시회 제목은 'Beijing Now'였다. (위의 사진이 전시회에 출품한 것으로 제목은 '북경도심'. 아래의 사진들은 전시회에 출품했던 것은 아니고, 엄마가 찍은 것 중 내가 좋아하는 사진들이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어머니가 쓴 소개 글은 이랬다. "우연히 사진 갤러리에 들러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
초등학생들과 연극수업을 하면서, 영화배우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는데 사진을 보고 적당한 배역을 골라보자고 제안했다. 사진엔 백인 남녀, 동남아시아 여성과 흑인 남성이 있었고 필요한 역할은 사장과 악마, 천사, 걸인이었다. 캐스팅 결과 아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악마에 흑인 남성, 사장에 백인 남성, 천사에 백인 여성, 걸인에 아시아 여성을 골랐다. 아시아 여성에 대해선 “가난하게 생겨서”가 이유였고, 흑인 남성은 “무섭게 생겨서” “손에 총을 들고 있어서 (총이 아니라 카메라였다)” 악마로 골랐다. 사실 놀라운 일도 아니다. 어른들부터 무턱대고 백인을 선망하는 반면 동남아인을 깔보는 사회에서 아이들이 피부색에 따라 편견을 갖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사방에서 ‘다문화’를 말하지만, 이 단어는 ‘미국,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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