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년만에 쓴 서평. (프레시안에 실린 '주변은 온통 장미 꽃밭, 우리는 그 사이의 오물" 바로가기) 북콘서트도 했었고 재미있게 읽은 "안나와디의 아이들"에 대해 썼다. 쓰면서 느낀 점. 글 쓰고 사는 사람들, 대다나다....... (어느새 이렇게 되었구나 ㅠ) ---------------------------------------------------------------------------------------------------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되 진실도 말하지 않는다.” 사실의 기록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라면 전언자(傳言者)들의 수호신인 헤르메스의 서약을 곰곰이 생각해볼만하다. 쓰는 사람은 사실의 낯섦을 유지하되 이를 익숙한 형태로 바꾸어 읽는 이에게 제시해야 한다는 딜레마를 안고..
번짐, 목련꽃은 번져 사라지고 여름이 되고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꽃은 번져 열매가 되고 여름은 번져 가을이 된다 번짐, 음악은 번져 그림이 되고 삶은 번져 죽음이 된다 죽음은 그러므로 번져서 이 삶을 다 환히 밝힌다 또 한번-저녁은 번져 밤이 된다 번짐, 번져야 사랑이지 산기슭의 오두막 한 채 번져서 봄 나비 한 마리 날아온다 - 장석남 '水墨정원 9 - 번짐' - --------------------------------------------------------------------------------------------------------------- 그렇게 번진 날. 6년 전 오늘 떠났으나, 번져서 내가 되고 형제가 되고 친구가 되고..
10코스_송악산에서 본 형제섬 가을 제주. 좋았다. 말그대로 힐링 여행. 일부러 정해둔 것은 아닌데, 지난해 말부터 서너 달에 한 번 꼴로 제주 올레를 걷는다. 뭔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은 절박한 느낌이 턱 밑까지 차오를 때 충동적으로 제주행 비행기표를 끊는데, 그게 묘하게도 서너 달에 한 번씩이다. 얼추 그 간격으로 항아리에 물이 차듯 스트레스가 넘실넘실 차오르는 걸까. 이번에도 그랬다. 야근을 하던 중, 6월에 제주를 같이 갔던 후배가 가을 제주를 보러 가겠다는 트윗을 띄운 걸 보고 곧장 연락해 후다닥 날을 잡고 일사천리로 표를 끊었다. 이번엔 아예 월요일 휴가를 내고 기간을 길게 잡았다. 덕분에 올레 9, 10코스를 걷고 8코스도 역방향으로 걷다. 9코스_솔밭길 9코스를 걷기 시작한 날 아침, 걷는..
“내가 살면서 고수한 한 가지 원칙은 ‘아니오’라고 대답해야 할 명백한 이유가 없는 한 ‘네’라고 대답하는 거야. 내 삶에 ‘아니오’라는 대답은 없었다네. 나는 내게 주어진 일들을 흔쾌히 받아들였지.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하다 보면 흥미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어 ...(중략)... ‘새로운 일은 하고 싶지 않은데.’라고 생각하는 순간 삶은 지루해져.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서 망설여서는 안 된다네. 나 역시 내가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받아들였던 일들을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네. 누구든 새로운 일을 통해 또 다른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보상받을 수도 있어. ‘아뇨. 못하겠는데요.’ 혹은 ‘하고 싶지 않은데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많은 것들을 놓치기 마련이지. 삶은 모험이야. 모험을..
기록 삼아 블로그에 남겨 놓는다. 추석 연휴 전날, 아래 붙인 성명서를 썼다.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널리 퍼졌고 칭찬과 격려를 많이 들었다. 내가 직접 듣진 못했으나 비아냥도 물론 있었을 거다. '입장'을 알리려 쓴 성명서지만, 쓰기로 결심한 때부터 줄곧 이 글이 거론될 때마다 솔직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왜 그런지 가까운 사람들은 다 알 것이고......여기엔 이 정도만 적어둔다. 성명을 발표하자고 제안했을 때 꺼릴지도 모른다는 내 예상과 달리, 단체 운영위원들은 우리의 유,불리를 전혀 따지지 않고 오직 ‘사안’ 하나만 바라보며 흔쾌하고 신속하게 결정해주었다.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단체들은 많지만, 이런 사안과 관련하여 우리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체는 흔치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건처럼..
제가 쓰거나 번역한 책으로도 해본 적이 없던, 팔자에 없는 북콘서트를 하게 됐습니다…… 인도 뭄바이 슬럼가 아이들의 삶에 대한 르포르타쥬인 ‘안나와디의 아이들’이란 책인데요. 함께 일하는 후배가 판 벌여놓고 등 떠밀어 벌어지게 된 일입니다. ^^; 북콘서트 참가 신청은 여기 (참고: 인터넷교보문고는 추첨으로 적립금 지급하는 행사도 함께 합니다) ‘도시, 가난, 아이들에 대한 네 가지 시선’이란 부제가 붙은 북콘서트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 내가 뭘 안다고 북콘서트에 나가는가 다소 망설였으나…… 제가 일하는 단체가 그와 관련한 활동을 현장에서 하고 있기도 하고, 책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이야기하고 싶은 흥미로운 대목들도 있고, 무엇보다 ‘사당동 더하기 25’를 쓴 조은 교수님을 직접 뵙는단 흑심을 이기지 못..
"나는 가난한 수백 가구를 먹여 살렸죠. 그러나 언제나 먼저 내가 돕는 가난한 이들이 내 마음에 드는 얼굴들인지 보러 갔죠. 선의를 가진 남자들 주위를 어슬렁거리다가 절대적인 것을 찾는 그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척하며 잡아먹는 다른 여자, 그러니까 이름도 없고 얼굴도 온기도 없는 추상적인 인류를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이게 사실이라면 인류는 정말이지 여성형이 맞을 거예요. 이 사치에는 견유주의가 아니라 꽤 많은 양의 허무주의가 들어 있는 것 같아요." - 로맹 가리의 '레이디L'에서 - 레이디L이 연적으로 삼은 '다른 여자'는 '얼굴 없는 추상적인 인류'다. 인류애 넘치는 아나키스트 연인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는 데에 실패한 레이디L은 인류를 '다른 여자'라고 불러 자기 나름의 방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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