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만나러 한양대학교에 갔다. 대학교 캠퍼스에 가보는 것, 정말 오랫만이다. 비오는 학교 교정은 그냥 좀 을씨년스러웠는데.... 만나기로 한 교수의 연구실이 있는 건물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걷다가 우연히 텅 빈 벤치가 줄 지어 있는 한적한 모퉁이에 접어들었다. 노랗고 붉은 이파리들이 떨어진 벤치 위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쩐지, '가을아, 이제 안녕...'하고 속삭이고 싶은 기분.... (한손에 우산을 들고 낑낑대며 찍은 사진이라 구도도 엉망이다. 실제로는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는데...내 촬영술이 조금만 더 나았더라면.....ㅠ.ㅠ) 광화문 시내에도 은행나무가 있고, 그 나무들도 오늘 비에 젖어 이파리들을 떨궜다. 하지만 시내에선 가을이 작별인사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만 같다. 벌써 큰 건..
무대를 비춘 조명은 종이로 몇 개 가려놓은 천장의 형광등 정도. 문을 닫아도 바깥 먹자골목의 소음은 계속 스며들었다. …이런 곳에서 연극 공연이 제대로 될까. 하지만 연극이 시작되면서 우려는 사라졌다. 주말인 20, 21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이음아트서점에서는 서점과 연극이 만나는 이색 공연이 열렸다. 극단 '드림플레이'가 헌 책방을 배경으로 한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가 무료 시연회를 이곳에서 열었다. 이 자리는 24일 대학로 ‘혜화동 1번지’ 극장에 오르는 연극의 오프닝인 동시에 이음아트서점으로선 특별한 행사였다. 서점 주인장 한상준 대표의 블로그 를 보니 이달 이음아트의 문을 연지 1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문화의 거리'인 대학로에 서점 하나 없는 건 수치”라며 ‘독립 운동’하듯 문..
- 어쩌냐. 하필 추석 연휴에 출장이라니… - 그러게 말야. 무슨 일정이 이러냐…. 이렇게 대답하면서, 누구도 원하지 않는 짐을 홀로 짊어진 순교자의 고독한 자세로 돌아섭니다. 그러나 뒤돌아선 제 표정은…..희죽희죽~~~^^ 내일부터 10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장갑니다. 주변에선 ‘추석 연휴에 출장이라니 안됐다 + 하필이면 그 춥고 으스스한 동네에…’가 주된 반응이지만, 모르시는 말씀. 전 즐겁기만 해요. 떠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붕붕 떠 있답니다. ^^ 노트북 컴퓨터를 가져가지만 그곳에서 포스팅을 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곳에 들러주신 분들께 인사 남기고 싶어서 ‘독백형’대신 낯간지러운 ‘대화형’ 포스트 올립니다. ^^;모두들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대학로 두레홀. 청주에서 상경한 연극인 유순웅씨의 모노드라마 를 보다.워낙 인기가 좋아 연장공연을 거듭하다 보니 7개월째 공연 중이라고 한다. 금요일 밤. 작은 극장 안. 사람이 꽉 차고도 모자라 그 좁은 계단마다 한 명씩 들어앉았다. 유순웅씨의 얼굴은 참 순박하게 생겼다. 영화 에 나온 유해진과 너무 닮았다. 울 회사 선배 중에 한 사람과도 아주 많이 닮은 탓에 초반엔 집중이 어려워 혼났다. 그는 이 모노드라마를 2년간 전국을 돌면서 공연했는데 서울에서만 못했다고 한다. 에라, 적자를 보더라도 해보자 마음 먹고 상경했는데 웬걸, 서울연극제 인기상을 타면서 시쳇말로 ‘떴다’. ‘대단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재미있고 볼만한 연극. (두레홀 공연기간은 10월21일까지인가 그렇다)평생 시체의 염을 해온 염쟁이..
아침부터 열받는다. '성추행 의원' 최연희가 국회 의정활동을 재개했다는 뉴스를 어제 봤다. 다음 아고라에 가서 반대서명을 했다. 뭐 이런 파렴치한 사람이 다 있을까 싶다. 다음 아고라 서명 페이지=> http://agoraplaza.media.daum.net/petition/petition.do?action=view&no=20476&cateNo=241&boardNo=20476그런데 더욱 가관이다. 오늘 아침 오마이뉴스를 보니, 최연희가 국회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모든 것을 마음에 품고 다 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가 막혀서. 도대체 누가 뭘 ‘잊겠다’는 것인가. 그건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닌가. 죄의 유무와 경중을 묻는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범죄자가 ‘마음에 품고 다 잊..
최악의 하루가 될 뻔 했다. 컨디션이 엉망진창인데 오후 2시반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가서 별로 만나고 싶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은 미국인을 만나고 돌아와 만난 내용을 30분 안에 정리해야 하는 상황. 상대방이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랜드점과 코엑스점을 거꾸로 알려줘서 코엑스에 갔다가 그랜드로 다시 가느라 약속 시간에 늦었고, 그 바람에 그나마 짧은 미팅시간이 더 줄어들었고 (이건 다행 ^^), 간단한 영어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아서 완전히 체면 구겼다. -.-; 어찌어찌 미팅을 끝내고 택시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브레이크나 엑셀을 밟아 차에 진동이 올 때마다 속이 울렁거려 도저히 앉아있을 수가 없다. 차에서 내려 지하철을 탔더니 대낮에 왜 빈 자리가 한 개도 없는지…ㅠ.ㅠ 내내 서서 졸다가 2호선 시청..
지난해 미국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있었던 스티브 잡스의 연설. 무방비 상태로 이 연설을 봤다간 인생이 몽땅 혼란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처럼..... 이미 지난해에 뉴스에서 들었던 연설이다. 며칠 전에 동영상을 다시 보았다. 이미 아는 내용이라 뭐, 별 다를 게 있을까 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일격을 맞은 듯한 기분. 너는 누구니, 넌 뭘 원하니, 이런 질문...오래 잊고 살았다. 쳇바퀴 돌리는 다람쥐 신세라는 걸 알면서도, 이 쳇바퀴가 내가 원하던 것인지 묻는 걸 오래 피했다. 겁이 나기도 했다. 아니면 어쩌려고.... 이제 대충 포기하고 체념해도 되는 때가 아닐까, 그렇게도 생각했다. 그런 나에게, 스티브 잡스는 다시 불을 지른다. 네가 누구인지 잊지말라고, 안주하지 말라고, 다른..
바다이야기 쓰나미에 휩쓸려 해물 신세가 되어 허우적대느라 다른 일은 손놓고 있었다. 철지난 바닷가(는 아직 아니라고들 하지만, 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에 있다보니, 다른 일에서 면제된 탓에 이 시간에 짜투리 시간이 남는다. 이게 웬 횡재! 바다에 풍덩 빠졌다고 책 섹션 만드는 일에 손놓고 있자니, 조금 미안하다.... 옆자리 컴퓨터를 넘겨보니 후배가 서평을 욜씨미 쓰고 있다. 옆에서 훔쳐본 한 줄. "행복한 감정을 자주 겪어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자주, 더 빨리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철지난 바닷가에 비가 오니, 그것만으로도 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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