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두 사나이가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지옥-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돌아온 '오디세우스'들... 이들의 귀환은 어떠한 폭압도 인간성을 완전히 말살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희망의 증거다. ....이야기가 여기까지 였더라면 해피 엔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둘 중의 한 사람, 늘 쾌활하고 낙관주의자였다던 한 사람은 68세에 돌연 자살하고 만다....그는 왜 그랬을까.서경식 교수가 쓴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를 읽다. 작고 분량이 두텁지 않은데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엄습하는 아릿한 통증 때문에 도리없이 여러 번 책장을 덮어야 했다. 읽기 힘들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것같다. 이 책을 덮고보니 몇년 전에 읽은 빅터 프랭클의 '삶의 의미를 찾아서'가 떠올랐다. 두 권을 같이 읽으면 어떨까..
‘집단지성’의 상징처럼 거론되어온 오픈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두 얼굴의 사나이’ 때문에 곤란해졌군요. 위키피디아에 2만 여건의 글을 올리거나 항목을 편집해왔고 권위를 인정받아 논쟁이 벌어졌을 경우 조정 역할까지 맡아온 사용자 에스제이(Essjay)’가 이력을 조작한 게 들통이 났답니다. 사용자 프로필에 에스제이는 자신이 교회법을 전공했고 한 사립대 종교학과 종신 교수라고 밝혔는데, 알고보니 24살의 라이언 조던이라는 남성이고 일정한 직업도 없이 이 대학 저 대학을 옮겨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거예요. -.-; 이 사람의 행각이 사기행위라면서 분개한 네티즌들이 위키피디아에서 들끓었던 모양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며칠간 위키피디아를 상징하던 ‘대중의 지혜’ 가 ‘대중의 분노’로 돌변했다고 전하고 있군요..
알라딘 ttb 다섯달 째. 적립금이 무려 11만원 가까이 쌓였습니다. 덕분에 며칠전, 점찍어둔 책들을 열권 가까이 적립금으로 구매하는 호사를 누렸죠. 선물을 받는 듯해 꽤 기분이 좋더군요.^^ 적립금액 10만 여원이 모두 다 누군가 제가 쓴 서평을 읽고 책을 사면서 ttb를 해준 덕분에 적립금 '티끌'이 모여 쌓인 '태산'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설마 그럴리가요. ^^; 5만원은 ttb 오픈 이벤트 상, 또 5만원은 ttb 리뷰에 뽑혀 받은 것이고, 1% 적립금이 모인 것은 모두 합해 1만원도 안되지 싶습니다. 1%이면 한 번에 대개 250~300원씩이니까 1만원만 해도 꽤 많은 거네요. 심심풀이로 어떤 서평이 가장 ttb를 많이 받았는지 궁금해 뽑아보았습니다. 아래와 같군요. 딱 90일만 더 살아..
"모든 말은 결핍이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 담지 못한다. 모든 말은 과잉이다. 차마 전하지 않았으면 했던 것들도 전하게 된다." - 스페인 철학자 호세 오르테가이가세트 - 이름도 낯선 이 철학자의 말을 요즘 통렬하게 절감한다. 항상 일이 벌어져버린 후에야, 누군가가 떠나버린 후에야 깨닫게 된다. 내가 하려던 말은 그게 아니었는데, 정작 하고 싶은 말은 전하지도 못했는데.... 그러나 기회는 사라져버렸다. 상대에게 가닿지 못했던 내 마음은, 입안에서 메아리가 되어 저 혼자 떠돈다. 영화 '바벨'을 보다.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언어로 떠들다 끝내 탑이 무너져 버렸다는 성경 속의 이야기처럼, 영화 속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서너개의 이야기 마다 정말 '말이 통하지 않는' 관계가 상황의 핵심..
아이팟 열풍이 이제 팬시용품으로까지 번졌군요. 뉴욕타임스 2월22일자엔 귀여운 장난감처럼 만든 아이팟 주변기기들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전 거의 ‘기계치’ 수준이나 귀가 얇은 탓에, 몇 달전 후배의 꾀임에 빠져 눈 딱 감고 아이팟 나노를 질러버렸지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주로 이용하는데, 일단 주머니를 불룩하게 만들지 않고 쏙 들어가는 얇고 매끈한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다. 게다가 엄지손가락으로 쓱쓱 돌려 메뉴를 선택하는 휠 버튼, 저장한 음악을 무작위로 골라 들려주는 셔플 기능의 재미가 꽤 쏠쏠한 편이더군요.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니 아이팟은 2001년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9000만개가 팔렸다는 군요. 그냥 Mp3 플레이어를 뛰어넘어 일종의 ‘트렌드’가 되어 버렸으니 이런 ‘핫 아이템’..
헬스클럽에서 보면, 대체로 몸집이 푸짐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걷기와 윗몸 일으키기입니다. 유산소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하고 복근 단련을 통해 뱃살을 빼려는 목적이죠. 제가 다니는 헬스클럽 벽엔 ‘뱃살을 빼려면’이라는 제목 아래 이러저런 근력운동 소개와 함께 ‘윗몸일으키기는 매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걸 볼 때마다 매일 복근운동 한다고 뱃살이 빠지나, 싶었는데…. 오늘 로이터 통신을 보니 이런 ‘부위별 살빼기 운동’이 아무 쓸모가 없다는 군요. 미국 ‘임상 내분비 및 신진대사 저널’ 최신호에 게재된 연구결과인데요. 운동으로 체중이 줄더라도 몸 전체의 지방이 골고루 함께 줄어들지 특정 부위의 지방이 더 줄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사람은 특정 패턴으로 지방을 저장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이 되..
엊그제 단숨에 읽은 일본 소설 ‘공중그네’ -약간 우울 모드이신 분, 심심한 사람들에게 ‘강추!’입니다. 얼마 전, 집 근처의 자주 가는 미용실에 이 책이 있길래 읽으며 킬킬 거리다가 끝내는 책을 빌려오고 말았지요. 인터넷 서점에서 보니 이 책이 청소년 권장도서로 꼽혔더군요. 워낙 웃겨서 아무나 읽어도 상관없겠지만, 제 소감으론 이 책은 '중년 권장도서' 같아요. 중년에 이르도록 멀쩡하게 자신의 일을 잘 수행해오던 야쿠자, 서커스 단원, 야구선수, 의사, 작가들이 갑자기 뭔가가 고장난 것처럼 일상 생활에서 원인을 잘 알 수 없는 장애를 겪기 시작합니다. 야쿠자가 갑자기 칼끝, 연필끝 처럼 뾰족한 것에 대한 공포에 시달리는가 하면, 서커스 단원은 멀쩡히 잘 해오던 공중그네에서 번번이 떨어지는 식입니다. 야..
“똑똑하다”는 칭찬과 “열심히 했다”는 칭찬.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시나요?오늘 외신을 보니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똑똑하다’는 칭찬 대신 ‘열심히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미국 잡지 뉴욕매거진에 실린 기사 (원문은 여기)인데요.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뉴욕시 초등학교 5학년생 400명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조사했더니 지적 능력을 칭찬하면 학습의욕이 떨어지는 반면 노력을 칭찬하면 도전 의식과 자신감이 커져 성적이 올라갔다고 합니다.조사 방법은 이랬답니다. 두 그룹의 학생에게 쉬운 문제를 내준 다음에 한 그룹에게는 “똑똑하다”는 칭찬을 해주고 다른 그룹에게는 “열심히 했다”는 칭찬을 해줬다고 하네요. 그 다음, 학생들에게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내주고 고르라고 했더니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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