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자신의 꿈에 대해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는 없다. 그것은 묻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밀고 가보는 것이다." 블로그 이웃인 당그니님이 최근 펴낸 책 ‘당그니의 일본 표류기2-이랏샤이마세 도쿄’를 읽다. 저자 자신이 모델인 주인공 당그니가 애니메이터의 포부를 안고 일본에 건너가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그린 시리즈 만화다. 뭘 보든 결국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더니, ‘이랏샤이마세 도쿄’에서도 위에 인용한 저 대목, “꿈은 남에게 묻는 게 아니라 스스로 밀고 가보는 것”이라는 말에 꽂혔다. 귀가 얇기가 종잇장 수준이라, 뭘 계획해도 누가 옆에서 ‘그거 별로인데?’하면 금방 ‘그렇겠지?’하고 주저앉는 나로서는 무지 뜨끔한 이야기다. 더불어 뭔가 꿈꾸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
키스를 할 때 피겨스케이팅 선수처럼 솜씨 좋은 혀끝에 대한 찬사로 시작하는 소설 ‘걸프렌즈’ 를 읽으며, 뜬금없이 TV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가 생각났다. ‘내 남자의 여자’에서 마흔 즈음의 여자들은 별 볼 일 없는 남자 하나가 누구 것인지를 두고 목숨 걸고 싸우지만, ‘걸프렌즈’에서 서른 즈음의 여자들은 역시 별 볼 일 없는 남자 하나 사이좋게 공유한다. 마흔 즈음의 여자들에게 남자는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이슈였는데 서른 즈음의 여자들에게 남자와의 사랑은 인생의 숱한 이슈 중 ‘n분의 1’쯤 되는 일이다. ‘걸프렌즈’를 읽다보면, 넋 놓고 보던 ‘내 남자의 여자’가 한없이 칙칙하게 느껴진다. 올해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작가는 장편소설을 처음 써본 준 재벌가의 며느리, 뭐 그런 프로필에 호기심..
주변을 둘러보면 성격 참 까칠한데도 정작 자신은 그런 줄 모르는 사람들 꽤 있지 않나요? 어디 남 이야기뿐입니까. 당장 스스로도 ‘또라이’인데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걸요. 자기 성격을 자기가 왜 모르는 걸까요? 미국 심리학자 티모시 윌슨이 쓴 책 ‘나는 내가 낯설다’를 보면, 가장 큰 이유는 ‘적응 무의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기질과 성격은 상당 부분 적응 무의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하네요. 적응 무의식은 자기가 의식적으로 접근할 길이 없으니 남들 눈엔 띄어도 자긴 모를 수밖에요. ‘나는 내가 낯설다’는 우리가 비의식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배우는 능력인 적응 무의식에 대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블링크’의 말콤 글래드웰이 추천사를 썼는데, 읽다보니 ‘블링크’가 이 책..
하던 도둑질도 쉬다 하면 잘 안된다고, 근 한달 가까이 블로깅, 일기는커녕 글자를 거의 안쓰고 지내다보니 뭐가 잘 써지지가 않네요. ㅠ.ㅠ 자가발전이 안될 땐 옆에서 누가 찔러주기라도 해야 발동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오늘 아침 어느 신문을 보니 ‘돈가스의 탄생’이라는 책에 대한 간단한 서평이 실렸더군요. 저도 그 책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서 예전에 써둔 서평(이라기보다 거의 요약본 ^^;) 을 올립니다. 이 책은 글을 잘 썼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문 저술가가 아니어도 자신이 진정 열정을 갖고 있는 대상에 대해 이렇게 책을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모범사례라 할만 합니다. 서평을 올리다 보니 입에 군침이 도는군요. 오늘 저녁 메뉴는 돈가스를~ ^^ 어쨌든, 이렇게라도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 ..
어떻게 하면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 책을 볼 수 있을까를 궁리하다가 또 하나의 솔루션을 찾았습니다~. 음하하!!! 일명 '책그네' 인터넷에 '누워서 보는 독서대'로 검색했더니, 저같은 사람이 또 있었던지 이런 걸 팔더군요. 제까닥 주문했지요. 지난 번에 게으름뱅이의 침대독서 수난기 에서 뽐낸 리모컨 못지않으리라 기대하고요. 배달되어온 물건을 보니 생각보다 허접하군요. 책을 선반에 올려놓은 뒤 양옆에서 걸어 고정시키는 걸쇠가 짧아서 참고서 사이즈 말고 보통 크기 단행본은 고정이 안되더라구요. 제작사에 전화해 바꿔달라고 할까 하다가, 걸쇠도 제대로 못만드는데 뭐 신통한 게 있겠나 싶어서 기냥 집에 있던 고무줄을 위처럼 묶어 지지대를 만들어 봤습니다. 생각보다 편하더군요. 책을 위의 왼쪽 그림처럼 끼워넣고 그..
아래 포스트에서 '하이쿠'에 대해 쓰다보니 예전에 써둔 서평이 생각나서요. '일본문화의 힘' 서평을 뒤늦게 올립니다. ------------------------------------------------------------------ "일본문화는 한국 비빔밥과 비슷한 점이 많다.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밥은 중국, 형형색색의 나물은 인도나 티베트를 비롯하나 아시아 여러 나라에 해당하며 한국은 가장 중요한 맛을 결정하는 고추장이 아닐까. 일본이 하는 일은 큰 그릇에 이런 문화를 받아들여 비비기 전에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일본의 그래픽 디자이너 스기우라 고헤이(杉浦康平)의 말마따나 일본 문화는 비빔밥이다.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고(수용성), 그것을 섞어(편집성) 체질에 맞게 바꿔낸다. ..
며칠 좀 앓았습니다. 팔을 잘 쓸 수 없을 뿐 정신은 멀뚱멀뚱한 증세라 내리 빈둥빈둥 놀고 있는데, 블로깅을 하지 못한다는 게 계속 신경이 쓰이더군요.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괜시리 가게 문 열어놓고 비워둔 기분이라 어찌나 뒷골이 땡기던지요. ^^; 며칠 놀며 읽은 책에 대한 수다나 잠깐 떨어볼까 해요. 고병권의 에세이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천명관의 소설 ‘고래’,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을 읽었습니다.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의 지은이 고병권은 제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연구자들의 모임인 '수유+너머'(www.transs.pe.kr)의 대표입니다. '대표'라는 말 대신 '추장'이라는 말에 성을 붙여 '고추장'이 되었다지요.^^ 전 이 저자의 책 중 ‘니체, 천개..
이전에 동화작가 쯤으로 생각했던 로알드 달의 단편소설집 ‘맛’을 산 이유는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한 후배가 “이야기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극찬을 해서입니다. 어지간해선 다른 사람의 글 칭찬을 잘 하지 않던 후배라 그 칭찬이 기억에 남아서,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왕창 주문할 때 장바구니에 던져 넣었죠. 첫 단편 ‘목사의 기쁨’을 읽고 난 뒤, 제가 이 책을 단숨에 읽게 되리라는 걸 예상했습니다. ‘이야기의 맛’에 대한 후배의 칭찬은 과찬이 아니더군요. 로알드 달은 반전의 묘미를 가장 잘 구사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 같아요. 10편의 단편소설 모두 허를 찌르는 마지막 한 방을 이야기 끝부분에 감춰두고 있지요. 반전의 맛으로 치자면 맨 앞에 실린 ‘목사의 기쁨’이 제일 좋았습니다. 탐욕스러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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